뜻깊은 율법, 강력한 예언 다음에 구약성서의 제3편을 이루는 성문서집에는 인간경험에서 우러난 성찰의 축적인 잠언, 욥기, 전도서, 집회서와 지혜서가 있다. 하느님 중심의 성서의 세계가 어느덧 독자들을 인간중심, 인간의행복을 논하는 지혜로 가득한 인문주의세계로 넘어가게한다 따라서 이 책들의 배경인 지혜문학에 관하여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1. 지혜문학의 배경
지혜문학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티나에 정착하기전 이미 에집트, 메소포타미아와 가나안등 중동의 여러나라에 두루 퍼져있었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기술이라고할 수 있는 지혜는 군주들이 필수로 갖추어야할 덕행이기도 했다. 왕은 현명한 통치를위하여 매사에 노련하게 행동하는 현자들을 고문으로 택하여 조언을 들었다. 그리하여 개인의 영달이 달린 실천지식을 논하는 지혜를 대상으로하는 지혜문학은 궁중문학으로 피어났고 국제적인성격을 띠었다.
다윗이 왕국을 세웠을 대 주변제국에 문호를 개방함과 더불어 에집트의 지혜를 비롯하여 주변국가의 실용적지혜는 이스라엘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솔로몬에 이르러서는 더욱 인접국의 지혜가 이스라엘의 신앙안에 수용되었다. 우주를 창조하신 하느님의 속성이 바로 지혜인 까닭에 지혜는 무리없이 야훼신앙에서 자양분을 얻으며 토착화되어갔다. 한편 야훼께 대한 지식과 순명에 근거하지않는 지혜는 예언자들의 통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야훼를 떠난 지혜는 이스라엘에 바빌론 유배를 초래하였다.
유배는 국가도 군주도 성전도 예언자들도 그 어떤집단적 권위도 더이상 맥을못추게 심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포로생활이 끝난뒤에는 개인적인 행동을 기반으로 행복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때에 사람들은 예언자들이 공격하였던 현인들의 지혜들을 수집하기 시작하고 그들의가르침을 예레미야가 선포한 「새계약」안에서 알아듣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왕정시대, 예언자시대를 이어 현인들의 가르침에 의존하는 시대가 도래한것이다.
2. 이스라엘의 현인들
인간에 관하여 이성과 계시로 경험에 입각하여 탐구한 철학자요 지식인이라 할수있는 이스라엘의 현인들은 바른길을 제시하고 잘못을수정하는 것들을 자신들의 의무로 하였다. 그들은 평범한 주변환경에 대한 통찰로 계시의 메시지와 삶의 조화를 가르쳤으나 결코 이성만을 추켜세우거나 순전히 지식에만 매달리지 않는 점에서 이웃의 현자들과 구별된다. 「영원히 행복한삶」을 부여한다는 신들의 위대한 선물인 지혜를 중심으로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는 이국의 지혜문학과 비슷한 사상을 피력했지만 이스라엘의 현인들은 지혜를 신앙과 윤리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주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이는 세속의 지혜란 아무짝에도 쓸모없음을 못박았다. 속담과 격언, 왕이 신하에게 내리는훈시, 아비가 자식에게주는 충고 등 인접국의 지혜문학적 기교를 그대로 수용하여 처세술, 장수를 누리며 잘사는 법을 가르치되 이스라엘의 지혜는 시작과끝에 「주님을 두려워함」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3. 지혜문학의 주제
인접국의 지혜와는 현저히 다른 논조하에 이스라엘의 현인들은 상선 벌악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런데 개개인의 즉각적 응보 사상을 다루면서 선인이 불행을 당하며 악인들이 번성하는 문제를 하느님의 정의와 조화시키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 문제를 놓고 지혜문학가들은 두부류로 갈라졌다. 잠언과 집회서, 시편작가의 일부는 전통적인 입장을 고수하여 악인의 성공은 일시적이어서 그들은 필히 좋지않은 종말을 보게되리라 하였다. 반면에 욥기와 전도서의 저자는 진상을 보다 분명하게 알고싶어 사례를 제시하며 결국은 하느님의 신비안에서 그 해답을 추구한다.
이성으로 획득한 진리는어느 특정한 인종에게 국한되지않고 전인류에게 개방된 보편성을 띤다. 한국의 지혜를 염두에 두고 성서의 지혜를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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