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회구성을 예속국제 독점자본주의라고 하는 일각도 있다. 이 예속 독점 자본주의 논리에 따르면 한국의 자본주의가 원래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됐다든지 혹은 한국의 자본주의의 내재적 논리에 의해 독점과 예속을 강화시킨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화 과정의 주체가 바로 국제 독점자본이며 따라서 그 과정에서 생산된 잉여가치는 원래부터 국제 독점자본의 수직적 분업체계에 의해서 항상적으로 제국주의에 의해 착취될 수 밖에 없다. 즉 국제 독점체의 자본수출·원조과정 속에서 한국의 자본주의는 제국주의 세계경제에 예속적으로 편입되어 신식민지적 수탈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이다.
이런 한국 사회구성 성격에 대한 논구는 자연히 한국사회의 기본모순에 대한 인식으로 파급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사회 구성을 종속이론이나 주변 부자본주의론에 입각해서 식민지 반봉건사회 혹은 주변부 자본주의로 규정할 경우 기본 모순은 민족 모순이 되며 이것이 곧 주요 모순이기도 하다. 반면에 한국사회를 국가 독점자본주의로 단정할 경우 기본모순은 노자모순이며 현단계의 주요모순은 민족모순이 된다. 후자의 경우에 있어서 특히 국가 독점자본의 모순구조, 파행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문제의 소지를 일국 차원에 두게된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발전을 내생적 발전과정으로 인식하여 한국 사회의 기본모순을 노자모순에 두게되는 것이다. 예속국가 독점자본주의론은 제국주의와 식민지간의 모순구조, 곧 민족모순을 염두에 두고 기본모순으로 노자모순을 설정한다.
이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간의 민족모순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의 기본모순은 자본주의에서 파생될수 밖에 없는 노자모순이라는 말이다.
한편 전자의 경우 기본모순의 방향은 제국주의와 식민지간의 민족 모순에 있다. 이 놀리는 한국사회를 자본주의적 사회경제적 원리가 전일적으로 관통하고있는 것으로 인식하는데 반대한다. 오히려 제국주의의 신식민지적 착취구조로 인해 한국사회는 주변주 자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사회구성이 자본주의가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노자모순이 기본모순이 될 수 없다. 종속자본주의 혹은 식민지 반봉건사회에 있어서의 기본모순 식민지의 경제잉여를 항상적을 수탈해가는 중심자본국(제국주의)과 식민지간의 민족 모순을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시키지 않고서는 그 어떤 모순도 진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상에서 볼 때 한국 사회의 모순구조는 한편으로는 계급모순이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모순임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중측적 모순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제국주의의 식민지적 수탈을 특징으로 하는 민족모순이 국내적으로는 자본주의의 관철과정에서 나타나는 노자모순(계급모순)이 현 한국사회구성의 모순구조를 특징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본모순이 곧 주요모순일수도 있으며 주요모순이 곧 기본모순일 수도 있다는 인식의 유연성이 요구된다.
운동권 내에서도 현단계를 인식하는데 있어서는 약간의 상원성이 보이지만 궁극적목표-피억압계급이 주체가되는 민주주의 혁명-에 있어서는 의견이 별무이다. 이들이 말하는 피억압 계급은 민중이며 민중은 노동자ㆍ농민ㆍ도시빈민ㆍ진보적 지식인ㆍ영세상인ㆍ학생 등으로 구성된다.
본로에서 특히 80년대 이후의 학생운동을 논의하면서 한국의 학생운동이 그 인식론에 있어서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깊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운동이란 한마디로 인간관계의 변혁을 위한 주체적 노력이라고 규정할 수 있고 어느 면에서 인류의 역사는 인간관계의 변혁사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사회구성체에 있어서 에너지 언동력을 공급해 온 대다수 피지배 계급과 그것을 소유ㆍ관ㆍ수급받아온 지배계급과의 끊임없는 관계변혁의 역사였다고 말할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동일한 사회속에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혹은 지배세력과 피지배세력이 제각기 기존의 사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혹은 그 관계를 변혁시키려는 과정 속에서 궁극에 가서는 관계변혁을 이룩해왔다는 것이 학생운동 차원에서 파악하는 세계사의 발전과정이다.
한국 학생운동사의 흐름속에서 마르크스주의의 위상은 흔히 보도되고 있는 막연한 공상주의의 허상을 쫓는 이상주의나 아나키스트적인 것은 아닌 듯하다. 운동으로서 그리고 과학으로서의 학생운동과 변혁이론은 한국사회의 발전을 설명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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