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12월 31일 월요일 나의 교구장 부임 7주년이 끝났다. 교구가 탄생한지 정확히 6년반이다. 아직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올해, 그러나 내게는 좋은 한해였다. 참으로 갈수록 나는 하느님께 새삼 감사할 이유들을 갖게 된다. 그분은 나를 응석받이로 대해주시고 계시니 불평이나 의심 때문에 그분께 감사할줄 모른다면 나의 죄가 얼마나 클것인가! 오 주 천주여, 나를 그렇게 지켜주시고 더욱더 온전히 어머니의 손안에 내맡겨진 어린이의 단순함으로 행동할수 있도록 해주소서. 천주님께서 나를 그렇게 대해주시고 또 루르드의 성모님도 그렇게 대해주시기를!
■1918년
1월1일 화요일 지난해처럼 지사도 시장도 방문하지 않았고 그들에게 어제 우편으로 명함을 보내는 것에 그쳤다. 온종일 편지를 썼다.(20통). 작년에 내가 주고 받은 편지는 1천5백46통으로 수신이 6백88통,발신이 8백58통이다.
1월2일 수요일 14명 장학생들의 판에박힌 편지들을 받았다. 오후에도 영하5도에 세찬북풍이 불므로 포도나무들을 전지하고 짚으로 싸주게 하였다.
1월5일 토요일 마침내 오늘 성신강림 첨례날부터 적용되는 새교회법 한부를 받았다. 할일이 많아졌다.
1월27일 일요일 1년전에 시작한 루르드동굴의 설계도를 오늘 완성했다. 3매의 설계도만을 보고는 그것이 요구한 일에 대한 개념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시험해본 종이와 도안의 초안들이 얼마나 허비되었는지도 모를 것이다.
2월7일 목요일 신학교의 시험 둘째날.
2월8일 금요일 시험이 5시20분에 끝나고 성적 심사와 그밖의 모든 것도 6시에 끝났다. 성적이 부족한 4명은 모레 내보낼 것이다. 4명중 3명은 내가「교구지도서」에 정한 규칙, 특히 학문에 관한 규칙을 지켰더라면 입학이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입학때는 그것을 꼭 지키게 해야하겠다. 결론적으로 이번 시험 결과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것이다.
대성당 사건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이제 일본인들은 아래와 같은 나의 선언의 확실한 근거를 인정했다. 즉 기금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온 것이다. 한국인들은 허가나 통제없이 자발적으로 교회에 기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금이나 의연금이 필요할 경우에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나는 그것을 청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모금이 있었음을 부정할 뿐더러 오히려 그것을 절대적으로 금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구도지사의 대답(구두로)은 이러했다. 『조사결과 기부를 한 사람들은 부자 교우들이고, 8천원의 모금이 있었다는 것은 거짓이고, 모금은 없었다. 요청이 있을 경우에 내가 신고를 하게 한 기부금은 7천2백원인데 신고되지 않았다』그렇지만 관리는 이 자발적인 기부가 통제의 눈을 벗어나 행해졌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내가 오늘까지 받은 것에 대한 것이다. 그뒤 로베르 신부가 그가 마음먹은 금액을 보충하기 위해서 은밀히 모금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니 내가 항상 금하고 있는 모습을 피하기 위해서 그가 그런「유익한 공포」를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하는것도 바로 그때문이다.
2월 23일 토요일 서품식은 8시30분에 시작되어 10시45분에 끝났다. 사제1명, 부제1명, 차부제1명, 삭발례 9명이 었고 서품식은 노래로,미사는 독송미사로 거행되었다. 나와 함께 9명의 사제들이 안수를 했고, 이 새교구 최초의 사제 서품식에 참석하기를 했고, 이 새교구 최초의 사제 서품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구 전역에서 모여든 교우들은 대단한 무리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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