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의 귀화와 유교사상
1960년 7월 가정을 보람있게 생활화하기 위하여 가족들을 데리고 천주교에 입교하였다. 고향은 강원도 횡성으로서 50세때 횡성본당 夫神父(에이레人)에게서 세례받고 견진까지 받았다.
영세입교 전에 나의 부실한 생활과 종교관을 살펴보면, 불교와 유교를 신조로 하여 생활화한 것이 전부였다.
원래 유교는 자주학에서 인간의 성품과 천연(天然)의 도리를 연구한 철학적인 부분과 현실 생활에 있어서 예의도덕을 규정한 실천적인 부분의 두 분야로 이루어지며 종교상의 성격은 띠고 있지않다. 불교가 마음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데 비하여 유교는 마음과 물질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혈족중심의 조상숭배 강조, 3년거상(居喪), 가묘(家廟)고수, 4대봉사(奉祀)등을 마련하고 주자가례(朱子家禮)를 남겼다고 본다.
나는 종손으로서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제사를 형식적으로 지켜오다가 천주사상과 조상봉제(奉祭)사상을 비교해보았다.
조상을 숭배하는 것은 유교의 전통인바, 이것이 그르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천주사상으로 이를 분석하면 조상도 主의 아래에 있다는 사유를 알게되었다.
◆성화를 마음에 둔 동기
교회생활을 하면서 큰 의미가 없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보다 주께서 주신 나의 기질을 살려 무엇이라도 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울로 이사를 하고 우선 교회사를 연구하였다.
그런데 그 교회사의 내용이 너무나 획기적이고 찬란하여서 온통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입문전만 하더라도 전혀 이런 사실을 몰랐었는데, 이를 알고 부터는 40여년간 지켜오던 나의 사고와 화단(畵壇)을 혁신하기에 이르렀다.
그 이후로 지방에서 전시회를 5회 가량 열고 서울에서 20여년간 성화(聖畵)만을 그리게 되었다. 화가가 하루 아침에 화단생활을 바꾼다는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교회사를 전반적으로 살펴본 결과, 성화를 제대로 그리기에는 사료가 많이 부족함을 느껴 각 방면의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중요인사를 찾아서
천주교의 풍습과 거룩한 장식에 관하여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우선 1967년 대방동성당의 오기선 신부님을 찾아뵈었다. 마침 그때 신부님의 회갑연이 베풀어졌다. 거기서 성화에 관한 나의 뜻을 말씀 드렸더니 신부님께선 내 뜻을 쾌히 수락하시고 지도해 주셨는데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당시 신부님께선 사회풍속 부문에 대해서 극작가 故 이서구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다. 무학재 너머 선생댁에 그 분야에 관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다.
李 선생은 다시 수도자대(現세종大전신)石宙善교수를 소개하여「시대적 복식」에 관하여 많은 지도를 받을수 있도록 해주셨다.
그 다음「한국천주교회사」를 저술하신 성균관대학의 류홍렬 박사를 모시고 성화제작에 몰두하였다.
◆자료수집
「모델」은 주로 류박사의 「한국천주교회사」에서 선정하였고 그밖에 시내서점과 도서관 등에서 많은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런데 목적인물의 선정과 순교지 답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1967년 화폭을 정리하여 22점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완성 후 작품을 전시하기 위하여 주교관으로 작품을 가져가서 전시회 개최의 취지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반응이 시원치 않았으므로 불쾌감을 억제하며 작품을 주교관에 내버려둔채 뛰쳐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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