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 되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장 21~)
그리스도가 성부께 청한 이 일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매일 체험하고 있다. 하나가 된다고 하는 것은 사랑을 넘어서 이룩되는 경지가 아닌가 한다.
누군가를 참 사랑할 때, 혹 그의 잘못을 보고, 그가 내게 아픔을 준다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그를 받아들이고 계속 사랑하며 하나 되고자 노력하는 줄 알고 있다. 그러기에『서로 사랑하시오』하는 그리스도의 우리에게 주신 계명보다 그가 성부께 드린『하나 되게 하소서』하는 기도가 더욱 마음에 남는다.
오랫동안 옷깃을 맞비비며 함께 살다가도 하찮은 일로 너와 나 사이에 금이 가고 더 나아가 사랑이 저주로, 일치가 천 갈래 만 갈래의 분열로 쉽게 변하는 것 역시 오늘의 특징이라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너와 내가 피상적인 인간 관계를 엮어가면서도 어느 정도의 사랑은 오갈 것이다. 그러나 결코 하나는 될 수 없다고 본다.
너와 내가 하나 되기를 지향한다는 것은 내가 너로 변하는 것도 또는 그 반대의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요, 이 때문에 치뤄야 하는 아픔을 극복할 때 비로소 하나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값진 것이고 보다 가까운 이와 하나되고픈 바람은 무한히 크다.
이를 참 내 것으로 하기 위하여 현실과 자신 그리고 이웃을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착하게 좋게 보고, 생각하고 판단함으로써 자신의 삶이 그리스도가 한 기도가 구현되는 하나의 단편(斷片)이 되도록 계속 사랑하고 너와 내가 참 하나되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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