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장애자 황지형(다니엘ㆍ23)군이 첫시집 「오꾸기의 기도」를 펴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씌여진 이 시집에는 「사랑합시다」「구하는 기도」 「나는 엉터리」 「안나에게 주는 편지」라는 네 제목 아래 「밤독백」 「여름」 「나는 병신이어요」등 어린이 같은 맑고 고운 시심을 엿 볼 수 있는 시 70여편이 실려있다.
이름 모를 소녀 안나에게 보내는 형식의 편지글에서 자신을 『걸음걸이는 막걸리 한되먹은 것처럼 뒤똥거리고 고개는 항상 5분전으로 기우뚱하다』고 천진스럽게 묘사한 황군은 『비록 몸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자로 태여났지만 자유롭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했기에 마음의 달램을 시로 그려보았다』고 시심의 동기를 밝힌다. 황군은 현재 가톨릭 교리신학원 통신강좌를 수용하교 있을 정도로 독실한 신자로 「목련」「사랑합시다」 등에서 나름대호 쌓아오신 심의 꾸러미를 하나하나 펼쳐보이고 있다. 책머리에는 이해인 수녀의 축시 「시의 별을 가슴에 안았기에」와 홍윤숙 시인의 축사가 실려있다 . 이해인 수녀는 『책읽는 것과 치료받는 것 외엔 자신의 모든 행동이 엉터리라고 스스럼없이 고백할 수 있는 내적인 자유가 부럽습니다』라고 축시에 적었다.
<제3기획ㆍ1백63쪽ㆍ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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