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흥종교의 교리 체계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내용의 하나는 단군사상 (檀君思想)이다. 이 사상은 단군계 신흥종교 뿐만 아니라, 민족종교를 표방하는 모든 신흥종교, 그리고 상당수의 그리스도계 신흥종교에서도 나타난다.
단군계 신흥종교는 국조(國祖) 단군을 신앙대상으로 하는 종교를 말한다. 그러나 단군신앙은 비록 체계화된 교리와 교단조직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었으나,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고유신앙으로 전승되어 왔다. 천신숭배(天神崇拜)와 산신숭배(山神崇拜)를 특징으로 하는 서낭당ㆍ천왕당ㆍ국수당ㆍ산신당 등은 모두 단군숭배와 결합된 민간신앙이었다. 이러한 예전의 단군신앙을 일컬어 천신교(天神敎)라고도 한다. 단군신앙이 하나의 종교로 체계화된 것은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부터이다. 그 대표적인 것은 1909년 서울에서 나철(羅喆)이 창교한 단군교를 들 수 있다. 당시 친일각료들이었던 을사오적신(乙巳五賊臣)을 응징하려다 실패한 나철은 국조 단군사상으로 민족을 통합시키고 국난을 극복하고자 단군교를 창교하였다. 이 종교에서는 이것을 개교(開敎) 또는 창교(創敎)라 하지않고, 중광(重光)이라고 한다. 그 다음해 교명을 대종교로 바꾸고 한일합병이 된 후에도 교단을 이끌고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김좌진ㆍ유동렬ㆍ이범석 등에 의해 주도된 청산리 전투는 대부분 대종교 신도들에 의해 전개되었던 독립운동사의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단군사상을 강조하는 단체들은 최근에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 이 단체들은 단군을 신앙대상으로 하는 종교단체와 단군사상을 민족주체사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회문화단체의 두가지로 구분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단군을 실제의 인물로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나타낸다. 단군조선의 실존여부에 대해 기존 사학계와 재야사학계간에는 큰 마찰이 일어나고 있는데, 단군계 종교에서는 여러 문헌과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국사교과서에 단군과 단군조선을 보다 충실하게 게재해 줄 것을 관계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현재, 단군계 종교의 종파수는 대종교를 비롯하여 한얼교ㆍ단군교ㆍ숭천교ㆍ개천교 등 5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신자의 수효는 30만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에서 한얼교는 과거 60년대 대구지방에서 정일회(正一會)란 명칭으로 창교된 신흥종교로서 그 교주 신정일(申正一ㆍ본명은 申浩相)은 최근 정당을 만들어 총재로 취임하였으며 대통령후보로 나설 것을 공식 선언하였다.
대종교의 신앙대상은 조화신(造化神)인 한인(桓因)과 교화신(敎化神)인 한웅(桓雄)、그리고 치화신(治化神)인 한검(桓儉)의 삼신일체(三神一體), 즉 상제(한임)이다. 한인은 우주와 사람과 만물을 주재하고 한웅은 인간을 홍익(弘益)을 가지고 백두산에 강림하여 신교(神敎)를 열어 민중을 교화하였든데, 신인(神人)의 교회가 대행한지 124년이 지난 기원전 2333년에 한검이 임금이 되어 배 달나라(檀君朝鮮)를 세우니 인간적인 나라가 처음 건설되었다고 한다.
대종교의 중심교리는 삼진귀일(三眞歸一)이다.
즉 인간은 천신으로부터 성품과 생명과 정기라는 삼진을 받았지만, 인간에게는 마음과 기운과 육체의 삼망(三妄)이 있어 선한 마음이 악해지고 밝은 기운이 흐려지며 후(厚)한 육체가 박(薄)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감정을 억제하고 기운을 조절하며 금욕을 함으로써 천신으로부터 받은 삼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종교를 비롯한 단군계 종교들은 홍익인간(弘盆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 경천숭 조애인(敬天崇祖愛人)의 사상을 강조한다.
이미 설명한 바 있지만, 단군사상은 그리스도교계 신흥종교에서도 흥미롭게 나타난다.
이들은 메시아의 강림지가 한국이고 한민족은 선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단군사상을 제시하면서, 단군사상과의 결합을 통하여 그리스도교가 토착화될수 있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예를들면 한웅의 강세(降世)를 메시아의 재림으로, 곰의 수련과정을 한민족의 수난과정으로, 한웅과 곰의 결혼을 한민족이 메시아를 영접하게 되는 것으로 설명하면서 단군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 광명이세(光明理世)의 이념은 결국 행복과 평화가 넘치는 하느님의 창조목적이 실현된 이상세계의 모습을 설명한 것이라고 간주하는 통일교의 교리를 비롯하여 단군을 「단」지파(창세기30,6)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천부교와 한국영생학회, 단군이 하느님을 섬겼고 경천사상(敬天思想)을 정치이념으로 삼은 것은 한민족이 새시대의 사명국으로 선택받은 증거라고 해석하는 세계평화일주구, 그리고 단군상을 모시는 정도교의 신행 등은 단군사상이 그리스도교와 결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감리교신학대학장을 역임하였던 윤성범 교수는 단군사상을 통한 토착화 방법을 시도함으로써 개신교내에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그는 ①단군신화에 등장하는 한인ㆍ한웅ㆍ한검이라는 삼신사상은 기독교 특히 동방교회의 성부ㆍ성령ㆍ성자라는 삼위일체의 신론을 방불케하는 것으로서, 혹시 시베리아의 야만적인 기독교도를에게 전파된 삼위일체론의 잔해로 남아 있지 않을까하는 가설을 상상할 수 있으며, ②이 가설이 고고학적 또는 역사적으로 뒷받침을 얻는다면, 단군신화의 신관이 기독교적 삼위일체 신론을 위한 전이해(前理解a prijori)가 될 것이고, ③아직은 그러한 역사적 입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지 가설의 범위를 넘지 않는 한에서 「단군설화가 내포가 기독교의 빛 아래서 천명하게 드러나게 될때에만 우리 민족은 정신적으로 소생할 수 있지다」고 하였었다. 여기에서 ①과 ②는 토착화와 상관이 없으나 ③은 관계가 있는 발언이었기 개신교 신학계어서 크게 제기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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