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약을 먹고 자살한 한 농촌청년을 위해 성당에서 추도미사를 봉헌한 사실을 두고 여러 가지 이견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이견의 촛점은 사망자가 대세는 받았다고 하지만 교회가 어떻게 자살자를 위해 성당에서 추도미사를 바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란다.
문제의 사건은 금년 3월11일 충남 아산 공세리의 영농후계자 오한섭씨(29세)가 소 값 폭락으로 빚더미에 눌려 좌절한 끝에 농약을 먹고 13일 숨지기 전 대세를 받았는데 사망한 달 후인 4월 13일 공세리성당에서 농민회충남연합회 주최로 추도식을 가진 것이다.
고(故) 오한섭씨의 경우를 두고 교회일각에서 의견이 분분한 것은 일반적인 대세의 경우와 상황이 틀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교회가 죽음이 임박한 비신자에게 누구든지 대세를 줄 수 있도록 한 것은 그 만큼 죽어가는 사람의 구원을 염려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지면 꼭 대세를 주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했던 사람에게도 대세를 베푸는 것은 일단 옳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자살을 시도한사람이 대세를 타당히 받기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진심으로 뉘우쳐야한다.
왜냐하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자살행위 자체는 인간생명에 대해 절대권을 가진 하느님께 반역한 행위일 뿐 아니라 하느님만이 가지는 인간생명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월권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는 옛 부터 자살자를 위해서는 공적인 위령기도는 물론 성당에서의 장례예식이나 심지어 교회묘지사용까지 일체를 금지시켜오고 있는 것이다. 그 만큼 자살행위는 죄악 중에 큰 죄악임을 말해 주고 있다.
고(故) 오한섭씨의 경우는 죽기 전 어머니에게 『약을 먹어 잘못했다』는 뉘우침이 있었다고 한다. 또 공세리성당에서 추도식을 거행 할 때 주례사제가『이 자리는 자살자를 추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개자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면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기 위해 모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자기나 남의 생명을 헌신짝처럼 취급하면 그만한 벌이 준비돼있음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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