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저 집을 나오고 싶어요.
상-집을 나오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말이지.
ㄷ-엄마하고 전혀 통하지 않아서 못참겠어요 아버지도 마찬가지구요.
상-부모님과 통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몹시 괴롭겠군. 그런데 어떤 때 그렇게 느끼나.
ㄷ-『여자친구 있으면 이야기해. 서로 알고 지내면 얼마나 좋으냐』하시면서 살살 꼬시기에 사실대로 말씀드렸더니 사사건건 여자친구때문에 어떻다, 저떻다 하는 거예요.
볼멘 소리로 털어놓는 ㄷ의 불만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친구를 사귈 때도 공부 잘 하는애, 집안좋은 애만 골라서 사귀라는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게 된다든가, 부모님 기준으로 판단하여 가난한 친구, 성적이 떨어지는 친구를 인간이하로 취급할 때의 분노, 원망….
ㄷ의 심적 갈등의 몸부림은 부모와의 단절까지 불러 일으켜 쾅쾅거리고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잦아졌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네가 하늘에서 떨어진줄 아느냐』고 호통을 치다가, 나중에는 『잘난네가 혼자서 얼마나 잘되나 보자』고 빈정거리다가 『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그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도 없으니 딱하다』며 안타까와 하기도 했는데….
청소년 단체의 야영에 참가했다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 이후 옷차림에 신경쓰게된 ㄷ에게 이성교제를 이해해 주시는가 싶더니 『뭐야? 이성교제! 맙소사,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더니… 공부나 제대로하면 모르겠다』…해서 이제 어른들은 믿지 않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늘 그들의 긴장을 풀고싶어한다.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보상충족의 대상으로서 흔히 교우관계를 추구하게 마련이다.
동성교우이든 이성교우이든 대화를 나누고 싶어한다. 정서적인 공허감은 특히 이성친구를 통해서 해결하고 싶어한다. 멋진 이성, 매력있는 이성과 가까와지고 싶고, 「내것」으로 잡아두고 싶어서 멋도 부리고, 작은 어른들이 되어 무지개빛 세계도 해본다.
ㄷ과 여자친구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둘이다 대학에 합격하기로 굳게 언약했는데 ㄷ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부모님 기준대로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매도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참을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애정보다 여자친구에게 더 절절함을 느끼는 ㄷ에게 우선 자신의 현주소 점검을 하게 했다.
「훌륭하고, 멋있고,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가. 부모로부터 경제적 보살핌 받지않고도 순조롭게 공부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집을 나와서 어떤 방법으로 독립하려 했는가. 성숙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성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높아지게 마련이지만 혼자가된 ㄷ에게 여자친구는 어느정도 힘이 될 것인가」
상당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여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돕는 작업이므로, ㄷ이 자기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명료화하게 된다면 자기성장과 자아실현을 향한 행동의 변화 또한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청소년들의 이성교제를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발전에 따라 청소년의 가치의식도 변화되어 가고 있음을 되면하지 않는다면, 성적성숙의 가속화현상과 매스컵의 역기능적인 측면, 서구적 성풍조의 융합으로 성인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차원의 지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자신의 건전한 가치관이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공동체 활동과 사회봉사참여 등을 통한 남녀의 존중의식을 높여주어야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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