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열(56ㆍ아우구스띠노) 씨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그의 성경책을 들춰보면 된다.
수백번, 수만번은 읽었는 듯 새까맣게 손때가 묻은 성경책은 헐다 못해 너덜거리기조차 한다.
새까만 줄 위에 파란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고, 또다시 그 위에 색연필이 빛 바랜채로 겹쳐져 있다.
「거듭남」을 경험한 후의 8년을 이야기해주는 듯한 이 성경책은 김씨가 하루를 시작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영혼의 양식이기도하다.
서울종로구 낙원동에서 40여년 간 약국을 경영했지만 약사로서보다 성령쇄신의 봉사자로서 연령회연회장으로서 그리고 꽃동네의 누구보다 열심한 회원으로서 더 잘 알려진 김병일씨.
김씨는 1주일의 5일 정도는 거의 약국을 비우다 시피하고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다.
성령 쇄신의 봉사자로서 전국의 어디든지 자기를 필요로 한다면 찾아가 하느님의 복음말씀을 전하는데 열성을 쏟고 있는 김씨는 본당의 연령회에서도 8년째 일하고 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새벽잠을 설치며 시신을 거두어야하는 연령회의 일은 김씨에게「귀찮음」과「피곤함」을 주기보다 남모르는 보람을 안겨주는 일이기도 하다.
얼마 전부터는 꽃동네 회원을 모집하기 시작, 가족과 친지 그리고 약국의 단골손님 중심으로 5백여명의 회원을 모아들이기도 했다.
마치 하느님을 모르고 살았던 지난 50여년을 보상하기라도 하는 듯이 김씨는 거듭난 후의 8년을 아깝지 않게 보낸 것이다.
김씨가 이같이 남다른 열성으로 하느님 사업에 앞장서게 된 것은 자신만이 체험한 남다른 경험에서 비롯된다.
믿었던 사람에게「사기」를 당하고 그래서 열한 식구가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된 충격으로 시달린 김씨는 원인모를 가려움증과 위장병이 업친데 덮친격으로 덮쳐왔다.
전국의 명의란 명의는 모두 찾아가 보았지만 병명조차 밝혀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씨는 오로지 죽을 날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러한 환경 속에서 우연찮게 성령세미나를 받게 된 김씨는 5주가 되는 날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하게 됐다.
기도를 드리고 있던 십자상에서 조그만 불빛이 새어나와 김씨의 머리위에 앉았고 그뒤로 그 원인모를 불치병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 그의 기적 같은 경험이야기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은혜를 얻은 김씨의 생활은 그때부터 완전히 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의 경험이후로 지금도 새벽1시부터 거의 매일 2시간동안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는 김씨는 『하느님이 함께 계시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힘으로 봉사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쏟아지는 새벽잠을 이길 수 없을 땐 하느님이 아름다운 영가를 불러 깨워주기도 한다는 김씨는 『봉사만이 내가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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