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몸에 깊이 체득될수록 평범한 언어로 펼쳐진다는 특징이 있다. 땅그레 이래로 영성신학의 교본이 없던 우리에게 얼마전 이홍근 신부의 번역「영성신학」(조던 오먼)이 발간되어 환영을 받고 있으나 난해한 신학적 이론에 익숙치 못한 이들에게는 책의 부피부터 위압감을 준다. 때마침 가르멜회 정대식 신부의「영성생활」이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다. 평생을 영성에 매진해온 수도자로서, 남녀 수도자와 성직자들의 묵상회를 맡아온 영성지도자로서, 수도회에서 젊은이들을 교육해온 영성책임자로서 극히 평이하고 설득력 있고 실천적인 각도에서 독자에게 영성생활의 길을 다쳐준다. 영성과 완덕의 개념에서 시작하여 크리스찬생활의 기본자세를(내적생활, 겸손, 침묵, 포기, 자유)을 이야기하고 수도생활로 건너가면서 공동생활, 대화, 충고 그리고 수도서원을 다룬다. 저자는 늘「체험적인 삶의 현실을 중요시하면서」크리스찬이「하느님의 영으로」살아가는데 길잡이가 되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아무리 영성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이해 못할 표현이나 용어가 전혀 없다.「기도」에 관해서도 저자의「기도와 삶」에서 이미 다룬 바 있어 그것으로 보완할 수 있을것이다.
한국 교회역사 2백년이라는 짧은 연륜으로 영성이 우리의 신앙에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지경에서는 이처럼 친절한 안내서에서 맛을 들이기 시작하여 지식에 있어서나 삶에 있어서나 주님께 가까이 가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겠다.
크리스천출판사·2백쪽2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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