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동북부 사라곤지방의 중심도시인 사라고사에는 자그마한 성당 현관 앞에 국가적인 성상으로 존경받는 성모마리아입상(立像)이 서있다.
당시 30여년 끈 스페인 내란의 와중에서 볼세비키 공산세력은 이국민적 존중을 받는 성모상과 그 성당을 쑥대밭으로 만들 계획을 결정했다.
그들은 자기편 폭격기에 정부군의 색깔을 칠한 뒤 사라고사 시(市)로 공습을 나갔다.
위장된 색깔을 칠한 공산세력군의 폭격기들은 정부군을 속이고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성당을 폭격할 수 있었다.
폭격편대는 성당상공을 불과 수 미터 높이로 날면서 폭탄을 퍼부었다. 3개의 폭탄이 성당에 떨어졌다.
처음 한 개는 성당입구에서 불과 8m떨어진 성당 뜰에 떨어졌으나 폭발되지 않았다.
다만 정원에 있던 돌이 깨지면서 다섯 개의 커다란 돌 파편만이 부서져 튀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커다란 구덩이가 패여 졌다.
두 번째 폭탄은 성당 종탑을 강타, 두동강 나서 떨어졌으나 폭발은 없었다. 세 번째 폭탄은 똑바로 성당의 제단 입구 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역시 폭발하지 않았다.
군부대의폭탄 전문가들이 현장조사를 했다.
그러나 불발에 대해 무어라 확실한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도화선도 정상적으로 불탔고 뇌관장치의 작동은 정상이었으며 25kg에 달하는 폭약도 완전히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발화만 안 된 것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기적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람들은 3개의 폭탄이 떨어지고도 몇 개의 돌멩이 파편만 튄 폭격현장에 대해 그저「놀라운 일」이라고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제단에는 순례행렬이 끊이지 않은 채 꽃들이 넘치도록 뿌려졌다.
밤에는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 큰 은총에 대한 감사 기도를 드렸다.
대주교와 사라고사 지역 위수군(軍)사령관 시장 등도 나와 성가를 부르며 마리아에게 감사했다.
사령관은 성모상 가까이로 올라가 경외스런 입맞춤을 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본관은 우리의 이 성모마리아를 우리 부대의 명예훈장자로 지명 합니다』그리고 그는 마리아 상에다 군부대의 최고공로훈장을 걸었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감사와 공경의 보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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