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의 한 동양화가의 집념이 1백3위 한국성인 전기화(傳記畵)를 탄생시켰다. 1백3위 한국성인들의 기록을 담은 책자나 성인초상화는 나와 있으나 성인전기화는 이번이 처음.
더우기 화단에서 전기화는 어려운 작업으로 알려져 있기에 뜻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5월에 시작、6개월의 각고 끝에 10월말 성인전기화를 완성한 탁희성 화백(삐오·73). 건강한 모습의 노익장을 과시한 탁화백은『앞으로 할일이 적어졌다는 욕심(?) 때문인지 오히려 허전하고 아쉽다』고 성인전기화 제작소감을 밝혔다.
각 성인의 생애에서 특징적인 면을 부각시켜 1백3개의 화폭에 담은 탁화백은『성인에 대한 예비지식이 조금만 있다면 그림만 봐도 어느 성인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름동안 제작한 김대건 신부 전기화는 김신부가 당시 사회에서는 드물게 라틴어·불어 등에 능통했다는 점에 착안, 1845년 귀국중 지나가던 영국함대에 구조를 요청, 대화하는 장면을 내세웠고 정하상의 경우는 사제영입을 위해 수차례 북경을 왕래하는 모습을 담았다.
60년 입교후 자신의 재능을 주님 사업의 도구로 사용되길 원했던 탁화백은 교회사연구를 바탕으로 성화제작에 돌입, 70년 조선천주교회 2백년사 22점, 71년 김대건 신부 일대기 26점, 79년 최양업 신부 일대기 30점, 85년 정약용의 일대기 20점 등을 제작, 전시회를 연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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