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順
①都市集中化
②정돈의 過程
③司牧指針
④明洞大聖堂
⑤奉仕하는 敎會
이 땅에 복음의 씨가 뿌려진 지도 어언 2백 년. 그동안 한국 교회는 초창기 피의 순교로부터 일제의 압박 6ㆍ25 동안 현대화의 거센 물결 등 크고 작은 시련과 숱한 고난을 참고 견디며 오늘에 이르렀다. 오직 이 땅의 복음화를 달성하려는 지상의 사명을 목표로-. 차제에 본보는 창간 50돌 기념 특별기획으로 한국 복음화를 분담하고 있는 전국 14개 교구를 찾아 보다 알차고 희망찬 내일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들을 엮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1976년 12월 31일 현재 서울대교구 교세 통계표에 의하면 신자 수 28만8천8백27명, 본당 91개, 공소 32개, 성직자 2백87명 (한국인 2백4명) 수도단체 36개 수도자 1천1백98명으로 나타나 있다. 여타 교구에 비해 압도적인 교세다. 관할 구역은 가평군 포천군을 제외한 한강 이북의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황해도도 관할 구역에 속하지만 휴전선 이북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총면적은 3천6백78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목 대상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가까운 약 8백만 명이다.
총인구의 94%에 해당하는 약 7백50만 명이 서울에 밀접해 있고 거기에 따라 85개 본당이 서울에 몰려 있다. 이 같은 도시 집중화 현상은 시민의 의식 구조와 인간관계 및 생활 양상에 많은 변모를 가져왔다.
동시에 전통적인 신앙생황 양상도 상당히 달려져가고 있다. 우선 남에게 의지해서 살 수 없는 상황은 개인주의를 크게 발달시켰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생활에 여유가 있는 40대 30대는 자존심도 높아 일체의 간섭을 싫어하며 어떤 제도나 구조의 속박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경향은 교회의 율법적인 구조나 제도에 어떤 한계를 느끼게 한다. 이 같은 개인주의는 대가족적인 본당 활동을 어렵게 하는 반면 친밀도와 생활 및 교육 수준, 연령별로 끼리끼리 모인 핵가족적 활동을 더 효과있게 한다.
교통 통신의 발달로 과거와 같은 공간 개념도 없어졌다. 농경사회처럼 생활 무대가 한정돼 있지도 않고 직장과 주거지가 동일하지도 않다. 따라서 중세기 농경사회시대의 본당 개념을 그대로 적용시킬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도시인의 생활엔 이동이 많다는 점이다. 셋집을 전전하는 집 없는 사람이 서울 인구의 6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데다가 직장이 바뀌어 집을 옮기고 직장 내에서의 인사 이동으로 또 이사를 한다.
교회 생활에도 인연이 있어야 정이 붙고 열성을 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사를 자주 다니면 자꾸 낯선 데로 가게 되고 성당을 찾기도 절로 서먹서먹해진다. 인간관계가 없지만 애써 성당을 찾아가더라도 본당 생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또 이사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로 몇 년이 지나면 신앙을 아주 잊어버리지 않았는데도 억지로 (?) 냉담자가 되거나 행방불명자가 되고 만다. 이 같은 신앙생활 태도를 크게 꾸짖을지 모르나 도시 직장인 특히 이향자의 실제임은 어쩔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관계 전문가의 얘기다. 이렇다할 묘안이 없기에 어떤 본당에선 반 조직을 통해 새로 이사온 신자를 알아내거나 주일미사 때 낯선 사람을 찾아내 본당 신자들과 인사를 시키고 박수로 환영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낯선 사람끼리 사귀는 게 쉽지 않으므로 서로 접촉을 빨리 시켜 친분 조성부터 하려는 것이다.
도시 집중화에 의한 이 같은 모든 현상에 대해 R 신부는『본당 위주로 사목할 시기는 이미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소왕국과 같은 본당을 구심점으로 하여 본당의 울타리 속으로 끌어들여 의식(儀式)에만 참여시키려는 포교 방법은 오늘의 현실에 적합치 않다는 주장이다. 수백 명 수천 명의 젊은이가 모여 있는 공장이나 학교 공동 관심사를 갖고 모인 단체들에 대해 본당에 못지 않는 사목적 비중을 두고 그들의 친구로서 또한 영적 지도자로서 봉사해야 할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지역의 인연을 아주 넘어서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도시 집중화의 제현상은 교회로 하여금 본당 위주의 속지적(屬地的) 사목 방법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등한시해온 특수 사목의 중요성을 재평가하면서 적절한 속인적(屬人的) 사목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
도시화가 빚어내는 유동성과 혼돈 등 여러 가지 현상은 도시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른 서울특별시에서 이 현상은 특별히 두드러진다. 따라서 서울대교구는 어느 교구보다 먼저 도시 집중화 현상에 대한 사목 신학적 연구가 필요하고 거기에 따른 사목 방침을 새로이 정립해야 할 입장에 있다. 동시에 도시화 시대는 제관(祭官)의 자질보다 행동으로 봉사하는 영적 지도자의 자질을 더욱 절실히 요청한다는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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