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順
①都市集中化
②정돈의 過程
③司牧指針
④明洞大聖堂
⑤奉仕하는 敎會
세상이 정적(靜的)이고 지구적(持久的)인 구조 속에서 완만하게 발전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모든 면에서 격변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이 격동의 물결에 횝쓸리고 있으며「그 종착점은 보이지 않고 있다」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누구든지 이 격변에 따른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겹쳐,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에는 교회까지 내적ㆍ본질적 변화를 거듭하는 와중에 있다. 이처럼 교회 안착에서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목자들은 자의식(自意識)에 어떤 혼란을 느끼고, 자기 직분의 본연과 보람과 목표 등등에 대해 분명한 확신을 못 갖는 혼미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교회의 제도적 기능이 지닌 의미도 회의에 찬 눈으로 보는 이러한 혼미 속에서 공의회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교회상을 정립하려는 노력은 계속돼 왔다.
이 같은 노력은 행동으로 투신해 보면서 알게 되는 새로운 도전인 경우가 많기에 항상 시시비비의 여지가 있고 따라서 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 반면에 새로운 정신을 이해하려면 방대한 노력과 어려움이 따르는 탓인지「옛날식」을 고집하는 복고주의(復古主義)도 완강하였다. 「사회 참여는 곧 정치」라는 등식의 성립 여부 그와 관련된 문제에 이르러서는 경우에 따라 감정 대립으로까지 발전될 우려마저 없지 않았다.
이러한 와중에서 명령과 권위에 대한 순명정신이 희박해지는 혼란기의 형태가 겹쳐「행정력」과「일치 및 대화」가 문제시 될 수밖에 없었다.
명동대성당이 무허가 건물로 남아있을 만큼 행정 사무가 부재했어도 행정력이 전혀 문제시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때는 주교님의 말씀이 그대로 통했던 시대, 주교님의 지도 능력이나 인품에 상관없이「말씀」만으로 족했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는 이제 완전히 과거로 묻혀버렸고, 지금은 새로운 차원의 질서를 향한 혼란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어느 누구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는」격변하는 과도기의 이 혼란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정돈돼 나갈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럴수록 지도 방식이 먼저 정립되고 방향이 설정돼 있어야 한다고 J 신부는 주장한다. 왜냐하면「교회의 창문」이 열려있는 시대는 폐쇄돼 있던 시대보다 훨씬 차원 높은 지도력을 요청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명령과 권위가 맥을 못추는 시대」라 해서, 주교님의 일방적인 명령이나 지시를 바라고 기다리는 전통적인 자세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특히 순명정신과 열성이 강한 평신자는 중앙집권적인 경향이 날로 심화돼온 사회에 살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아직도 주교님이 명하면 모든 일이 다 되는 줄 알고 있다.
이 같은 자세는『자발적으로 일해 주기를 바라는』주교님의 이상주의적 태도와 상당한 괴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처럼 여러 측면에서 야기되는 과도기적 혼란과 괴리현상의 틈바구니에서 주교는 자칫하면『옛날식으로도 안 하면서 새로운 것도 배척한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다.
교구의 행정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서 본당 운영이 교구에 의존하는 정도가 적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 이 외에 서울대교구의 주교가 사목 행정상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이렇다 할 참모진이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참모진과 함께 성직자 수도자 평신자로 구성된 교구 사목협의회가 사목 전반에 관해 주교의 자문에 응한다면 모든 문제를 교구 전체가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서울대교구가 안고 있는 문제로서 성직자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는「대화의 결핍」이었다. 대화가 부족하게 되는 것은 교구 소속 신부가 1백82명이나 되고 사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세대의 차가 심하며 도시화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장애들을 극복하고「대화의 표지로서의 교회」를 과시할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누구나가「결핍」을 걱정할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선 걱정의 단계를 넘어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든 조짐들은 새로운 차원의 질서를 위한 정돈의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대교구는 교세에 비례해서 그만큼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높은 차원에서 볼 때 서울대교구에 문제가 없는 것만큼 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특별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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