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은 대인관계에서 자신이 없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어떤 태도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집에서도 바쁜 학교생활 때문에 방정리를 못하고 가는 정도인데 공부압박에 쫓기는 심정을 이해해주기보다는『어떻게 너는 너밖에 모르느냐』고 섭섭해 한다든가, 학교친구들 사이에서도 노트 좀 빌려달라고해도 거절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기적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점 행동의 제약을 받게 되었는데 사고 또한 구속을 받게 되었다.
사람을 피하게 되고, 성적은 떨어지고 손에 잡히는 것은 없고, 기분은 엉망진창이 되어가고…그럴때면 시험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이불 푹 뒤집어쓰고 잠만자게 된다. 집에 오나 학교에 가나 어디를 가나 굉장히 복잡하고 항상 엉켜있는것 같고 따뜻하게 즐기는 것을 경험못하니 외롭고 늘 혼자라는 생각이든다. ㅎ 은 지우개로 박박지워버리고 싶다고 했다.
ㅎ=다시 시작할수 있었으면
상=언제부터
ㅎ=엄마 젖먹을때 부터
상=그때의 기억은
ㅎ=엄마가 배가 불렀는데 나를 외가집에 데리고 가서 날 거기다 두고 말도없이 사라져 버렸어요
이 기억은 어머니의 임신과 관련하여 어머니를 향해서 반항과 도전을 하였다는 것을 암시한다. ㅎ의 어머니가 동생을 임신했을때 내팽개쳐지거나, 무시받거나 겁을 먹게 되거나 처벌받은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ㅎ은 어머니를 향하여 강한 의존적 사랑을 가졌다가 좌절되었으므로 어머니에게 증오심을 갖는 한편 절절한 그리움을 갖게 되었는데 동생의 출산으로 더 예민한 반응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동생에 대한 적개심은 어머니에 대한 욕구가 크면클수록 형제간의 경쟁심으로 더욱 커졌고 다른 가족과의 관계 또한 정서적 어려움을 갖게했다.
ㅎ의 대인관계의 어려움은 어린시절 가족관계에서 있었던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어머니를 향한 과도한 의존적 사랑의 욕구가 친밑, 불안, 적대감의 악순환 속에서 ㅎ에게 이제 「내것」은 절대로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식으로 잠재된 것이다.
상담은 「지금, 여기서」를 다루는 것이지만 현재속에 살아있는 과거는 다루어져야 한다. 상담의 첫단계는 ㅎ이 소아기의 중심적 정서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이였다. 그리되면 소아기 패턴으로부터 성숙하여 다른 사람과의 대인관계에서 만족을 증강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므로, 인간 對 인간사이, 개인 對 집단, 혹은 개인 對 사회의 관계에서 내가 상대방에게 좋은평가를 받지 못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을 불안으로 많이 가지고 있다.
어려서 충분한 보살핌 속에서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대우를 받은 아이는 성장한 후에도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어린시절의 대우는 자녀의 인격, 대인관계의 밑거름이 된다.
인간의 자아는 태아때부터 시작하여 어머니의 품속에서 형성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항상 사람과 함께 사람들 속에서 존재할때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