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9월 19일 금요일
쟌다르크의 축제를 위해 내가 루앙에 보냈던 조선의 한 단기(團旗)가 마침내 6개월간의 여행끝에 도착했다. 슐레 주교는 교황 파견 순찰사로서 곧 묵텐에 올 예정인 게브리앙 주교가 나를 몹시 만나고 싶어한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그것을 나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10월 8일 수요일
아침에 슐레 주교에게 상하이에 전보를 띄워 게브리앙 주교가 언제 오는지 알아보아 달라고 부탁했다. 막 전보를 띄웠을때 방문자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는 일정을 바꾸어 뻬이낑을 향해 상하이를 출발하며 묵텐에는 저성첨례경에 올것이라고 했다. 오늘 저녁에 즉시 출발하기로 결심했다. 마침 신문을 보고, 조선에 들어가려면 의무적으로 받아야했던 검역이 오늘부터 폐지되었음을 알았다.
10월 24일 금요일
지역대표들과 파리에 나의 프로그램을 발송하는 일을 오늘 끝냈다. 대구교구에 자신을 받아줄 것을 요청했다가 메츠(METZ)의 교구사제로 그대로 있으라는 강력한 나의 충고와 함께 거절당한 빌렘 신부가 그렇게하고 있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11월 23일 일요일
아침에 서품식이 있었다. 9명이 서품을 받고, 2명이 사제품을 받았다. 사제서품자는 유 안드레아(柳興模)와 이 요셉(李약슬)이다. 예절 후에 그들에게 임지를 주었다. 유신부는 영천으로, 이신부는 베르모렐 신부의 보좌로 대구에 배정했다.
11월 24일 월요일
저녁 9시에「쓰시마 마루」호에 올라탔다. 기차가 대구역을 떠나자마자 기차의 승무원장에게 나의 배 좌석들을 확인해달라고 했다.
기차의 승무원장은 나에게 예약된 좌석표 한장을 주고, 배에 전보를 띄웠다.
배의 한 장교를 찾아 그와 함께 나의 신학생들을 데리러 나왔더니 경찰은 그들이 열 앞을 통과할수 있게 해주었다. 신학생들을 3등실 문까지 데려다주고 나의 여권에 사증을 받고나서야 한국인들은 일본에서 나오는것이 아닌 이상 여권이 필요없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다시 만나러 갔다. 좌석이 모두 차지되어 있었으므로 우리 두 학생은 서 있었고, 물론 어떤 일본인도 자리를 내주지않았다.
12월 10일 수요일
아침에 우리는 음악실과 독서실 사이의 부인들 방에서 미사를 드렸다. 우리 한국인 신학생들이 미사복사를 했다. 배에 탄 1백50명의 중국인 학생들중에 한국인이 한사람 있는 것 같다. 바다가 거칠어졌으므로 수녀들에게 내일 미사는 없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12월 25일 목요일
배에서 맞은 성탄이다. 어제 저녁에는 승객들이 밤늦게까지 한 콘서트에 열중해있었다. 자정이되자 모든 선실의 승객들이 시작된 예식이 갑판의 양쪽부분에서 보일수 있도록 제대 앞에 비스듬히 자리잡고 모였다. 제대앞에는 피아노가 놓였고 거기에 혼성 성가대가 그룹을 이루고 있었다. 참례자들은 앞열에 앉은 이들과 뒤에 선 이들까지 4백명이 넘었다. 미사들은 두 한국인 신학생들의 복사로 두 주교가 집전했다. 첫미사의 복음뒤에 집전자는 자리에 가서 앉은 반면 의식복을 입은 나는 제대의 발판에 올라가 온갖 국가와 온갖 호칭의 이 그리스도인 청중에게 알맞는 간단한 연설을 했다. 가톨릭 신자도, 프로테스탄트도, 러시아의 정교회신자들도 있었던 것이다. 아데스테 피들레스는 거양성체 후에 불려졌다. 이 두번째 미사는 영성체 미사였다. 우리는 전날 고해성사를 주었던 것이다. 장교들이며, 기사들이며, 수녀들, 아이들이 이 배의 갑판에 무릎을 끓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12월 31일 수요일
어제와 오늘 새벽에 남쪽의 아름다운 십자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정오에는 그 지점이 북위 10도와 동경 12도였다.「바다의 별이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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