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는 다섯 살짜리 사내아이입니다. 눈동자가 까맣고 콧날이 당실한 귀여운 아이입니다. 젊은 아빠와 엄마는 도마가 보통 아이로 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마는 보통이 아닙니다. 주일마다 아빠와 엄마와 함께 성당으로 갑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느닷없이 엉뚱한 요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도 엄마 아빠처럼 영성체를 하겠다고 떼를 쓰기 시작한 일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도마야 아이들은 커서 첫영성체를 한 후에야 영성체를 할 수 있는 거야」
엄마는 상냥하게 설명했습니다.
「엄마, 첫 영성체가 뭐야」
도마는 고개를 갸우뚱, 까만 눈동자를 빛내며 물었습니다.
「넌 말해줘도 몰라…넌 아직 영성체를 못 한다는 것만 알아」
도마는 시무룩한 얼굴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주일 영성체 때 도마는 엄마 뒤를 몰래 따라 나갔습니다.
기구를 끝내고 영성체를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선 아빠가 도마를 발견했던 것입니다. 깜짝 놀란 아빠는 발소리를 죽여 가며 도마를 안아왔습니다. 그 후부터 엄마와 아빠는 따로 영성체를 했습니다. 도마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도마입니다. 도마가 네 살 때의 일입니다. 놀랍게도 도마는 혼자서 버스를 타고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돈 사건도 있습니다.
도마는 그러한 놀라운 전력이 있는 아이입니다. 그날 도마는 안내양의 헤아림과 수고로 무사히 집에는 돌아왔지만…
얼마 전 아빠는 지방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도마는 엄마와 함께 성당으로 갔습니다. 도마는 엄마 옆에 조용히 앉아 제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도마야 엄마가 올 때까지 꼼짝 말고 있어야 해」
엄마는 도마에게 귓속말을 하고는 영성체 줄에 섰습니다. 그런데 도마는「때는 바로 이때다」하는 양으로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자연스럽게 영성 체 줄에 끼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의 뒤에 섰습니다. 도마의 뒤에 서 있는 아저씨는 도마가 저의 어머니 뒤에 서 있는 아이로 알았습니다.
도마의 앞에 선 아주머니가 성체를 모시고 옆으로 나갔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손을 성작에 넣었던 본당신부님이 고개를 들자 앞에는 꼬마가 두 손을 내밀고 있지 않겠습니까! 본당신부님은 너무 어이가 없는 일이어서 말도 못하고 난처한 얼굴을 하며 복사에게 눈짓을 했습니다.
이러할 때 자리에 돌아간 도마의 엄마는 도마가 자리에 있지 않는 것을 알고 제대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엄마는「저런!」놀란 소리와 함께 발소리를 죽이며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신부님 죄송합니다.」
낮은 소리로 말하며 도마를 번쩍 안고 자리로 되돌아 왔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영성체는 엄숙하게 계속되었습니다.
본당신부님의 입가에 잠시 동안 엷은 웃음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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