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대림절이 시작됐다. 대림절의 참의미를 밝히고 아울러 가족안에서 활짝 피어나는 성탄의 결실을 새롭게 조명해보기위해 가톨릭의 전통이 깊은 몇 나라를 선정, 그 가족들의 대림절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기원전 3세기에 그리스도교가 전해져 뿌리 깊은 교회의 전통을 갖고 있는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나라 전체의 명절이며 이틀 준비하는 대림절 역시 개신교·가톨릭 미신자를 막론하고 하나의 고유한 풍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역만리 한국땅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알차게 대림절을 준비하고 있는 독일인신자 놀바크씨댁 가정을 찾아 보았다.
한국의 산림개발정책을 돕기 위해 내한한 가장을 따라 지난 84년부터 한국에서 살고있는 이가족은 현재「산림청 기술고문관」으로 일하고 있는 놀바크씨(38), 독일문화원강사로 나가는 부인(31)과 세바스티안(11·서울국제학교) 프로리안(8·독일국민학교) 크리스티안(4) 등 아들 3형제로 이루어져 있다.
놀바크 부인은 남부와 북부에 따라 싼타할아버지를 지칭하는 말은 약간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대림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시기에 축제분위기를 띠는것은 똑같다고 귀뜸한다.
놀바크씨댁 역시 이런 전통적인 관습에 따라 사회생활에 쫓기는 가장까지도 예외없이 가족 모두가 성탄맞이에 성실히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특색.
독일식과 한국 고유의 가구들이 조화롭게 놓여있는 거실에는 놀바크씨가 독일의 전나무「탈렌바움」가지를 직접 엮어 만든 커다란 대림환이 탁자위에서 눈길을 끈다.
놀바크씨는『어렸을 때부터 대림환을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고도 익숙하게 빨리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놀바크 부인은 아이들이 하루하루 손꼽으며 크리스마스를 흥미롭게 기다릴수 있도록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적힌 대림달력을 손수 만들고 있다.
이 달력은 입체적으로 독특하게 만들어 지는데 각 날짜마다 볼록한 뚜껑이 있어 이것을 열면 달콤한 초코렛이나 사탕이 나오고 그 아래는 예수의 탄생에 이르는 중간중간 사건들이 그림으로 그러져 있기 때문에 성탄의 참 의미를 일깨워주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비록 어린이들이지만 세 자녀들도 집안을 꾸미는데 적극적으로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거실 곳곳에는 4살밖에 안된 막내아들 크리스티안이 빨갛고 파란 색지와 기름종이를 하트모양으로 오려만든 초받침대가 2개, 4자루의 초를 그려 오려붙인 그림이 1개·부엌입구에는 반짝종이로 만든「모빌」이 걸려있다.
아직 4살 밖에 안된 크리스티안은 대림절 직전 명절인 성마르틴 기념일때 만들었던 박쥐모양의 촛불 통도 함께 들고나와 자랑이 대단하다.
이렇게 가족들이 나름대로 대림절을 준비하면서도 크리스마스때 먹을 대림과자를 굽거나 기도를 하기 위해 최소한 1주일에 한번은 함께 모이고 있다.
돼지·오리·별 등 갖가지 모양으로 만든 대림과자를 한접시 수북히 내논 놀바크 부인은『이런 생김새의 과자와 조금 큰나무틀로 찍어내는 레프과자, 꿀로 만든 케익 등이 독일에서 주로 만드는 대림과자』라고 소개하면서『지금 가져온 이 과자는 자신과 아들 셋이 함께 반죽을 해 구웠다』고 말했다.
또한『대림 4주간은 시간이 나는 대로 저녁시간을 택해 수시로 아이들과 함께 모여 대림노래를 부르거나 대림이야기를 해준다』면서『한국에 온 후로는 아빠가 일이 바빠 주로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을 이용해 가족이 모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림절은 놀바크씨 가족에게 멀리 떨어져있는 친척을 기억해 직접 편지를 쓰고 가족들의 선물을 준비하느라 부산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통 한 사람이 쓰는 안부편지는 30~40통 가량으로 정성을 담기위해 일일이 손으로 몇장씩 쓰기 때문에 대림절이 시작된 직후부터 부리나케 준비를 해도 다 보내기에는 빠듯할 정도.
이때 아이들은 조부모님에게 안부편지를 쓰도록 돼있다.
선물은 가족들이 깜짝 놀라도록 은밀히 준비하는 것이 보통인데 부모는 자녀에게 원하는 것을 미리 물어보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것이 관례이다.
이런 준비를 통해 이윽고 대림 초4개를 환히 밝히는 크리스마스가 오면 교회에 잠시 다녀오는 것만 제외하면 공휴일인 26일까지 며칠간은 오로지 가족들만의 고요한 크리스마스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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