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통계(靈通系)란 필자가 새롭게 분류하는 한국 신흥종교의 한 유형이다. 이 계통의 종교들은 그동안 계통불명 또는 그리스도교계 신흥종교로 분류되어 왔지만, 교리의 구조나 성격에 비추어 새로운 계통으로 분류되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영통계는 영계(靈界)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신흥종교들을 말한다. 이 계통에는 신앙의 대상을 영적 존재에 두고 영(靈)의 세계를 추구하는 종교와, 4차원의 세계나 소위 심령과학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종교운동으로 진전되는 경우, 그리고 신앙의 대상을 우주인이나 UFO에 두는 종교들이 포함된다.
이 계통의 종교들은 최근에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가 짧아 그 대부분은 아직도 교리나 교단조직의 체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 있다. 또한 이들의 상당수는 종교보다는 학회ㆍ연구회ㆍ과학회 등의 명칭을 갖고있다.
신앙의 대상을 영적 존재로 간주하면서 영의 세계를 추구하는 대표적 종교로서는 1937년 임춘생(林春生ㆍ호는 靈堂)에 의해 창교된 영주교(靈主敎)를 들 수 있다. 이 종교는 1963년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되었으며, 현재 경기도 파주군에 본부를 두고있다.
영주교는 영명님(靈命)이라고 불리우는 영 하나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영이 우주적 정신 가운데에서 으뜸이며 본체임을 가르치는 종교이다. 이들이 말하는 영명님은『본디 처음과 끝이 없이 계시고, 허욕(虛慾) ㆍ토욕(土慾) ㆍ물욕(物慾)으로써만 거듭 둥글어서 사시는 분』이다. 이 종교에서는 우주는 영명님의 영력이 거듭 둥그는 과정에서 생겨난 영궁(靈宮)이며, 인류의 영은 영명님의 영으로부터 분령(分靈)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영주교에서는 영명님이 계심을 알고 믿음으로써 영계에 환원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주교에서는 지구의 영이 노쇠해서 선천의 영운(靈運)이 끝나고, 1972년부터 후천의 영운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세계는 영으로 통일되기 시작하였는데, 그 중심은 한국이라고 강조한다. 즉 한국은 세계의 종주국(宗主國)이 되고 한민족은 세계의 주국민족(主國民族)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교황청이 세워져서 주령(主靈)이 성인(聖人) ㆍ현인(賢人) ㆍ정인(正人) ㆍ덕인(德人)을 이끌어 영골명세계(靈骨命世界)라는 지상천국을 실현하게 된다고 한다.
영통계 중 또 하나의 유형으로서는 4차원의 세계나 심령과학을 종교적 차원으로 이끌려는 운동을 들 수 있다.
이 유형의 종교들은 영계와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영계에 흐르는 초능력으로 인간의 모든 질병들을 고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대부분 심령과학연구회, 4차원세계연구학회 등의 명칭으로 각종의 출판물을 보급함으로써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도 종교라고 보기에는 어련운 점이 많다.
그러나 몇몇 단체들은 종교운동의 성격을 다분히 띠우기도 한다. 예를들면 구통도가(九統道家)와 같은 곳은 한층 체계화되고 종교성이 짙은 교리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구통(易統ㆍ靈統ㆍ言統ㆍ體統ㆍ藝統ㆍ道統ㆍ敎統ㆍ醫統ㆍ天統)을 강조한다. 구통이란 기존의 모든 사상과 이념, 방법론, 학술, 과학, 학문, 종교, 인간의 행위 등에 바탕이 되는 것을 아홉이라는 숫자로 체계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이 종교에서는 구통의 비법을 통해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영계와 대화할 수 있으며, 천기(天氣)를 알아 낼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단기 4330년부터는 신(身)의 친정(親政)이 시작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영통계 신흥종교에는 신앙대상을 우주인으로 삼는 종교들도 포함된다. 이들은 대부분 그리스도교의 교리나 성서를 토대로 하여 자신의 교리를 제시한다. 이들은 인간보다 몇차원 더 높은 외계인(外界人)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성서에서 묘사된 야훼의 발현모습은 외계인의 우주선이 착륙하는 모습을 설명한 것이고, 예수의 승천은 그가 우주선을 타고 다른 혹성으로 떠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주의 기도」에 있는「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는 외계에 있는 우주인을 뜻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이 유형의 종교로서는「라에라안운동협회」를 들 수 있다. 이 종교에서는 성서에서 말하는 사탄은 엘로힘 혹성의 통치자들 중에서 생명의 창조에 반대한 그룹의 장(長)이며, 노아의 대홍수는 인간의 호전성과 공격성에 놀란 창조자들의 징벌이었고, 소돔과 고모라는 원자탄에 의해 멸망되었으며,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만난 신(神)들은 엘로힘이라고 주장하면서, 우주인들을 인류의 창조주로 받들어 모셔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이 유형의 또 다른 종교로서는 우주신(宇宙神)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통일의 진리와 그 방법을 지도하는 본부라고하면서, 세계종교통일운동ㆍ세계평화통일운동ㆍ우주 UFO교령기지(交靈基地) 건설운동 등을 전개하는 우주신령학회(宇宙神靈學會)를 포함시킬 수 있다.
영통계 신흥종교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종교의 창시자들이 대부분 명문대학을 졸업한 자들이고 그 중에는 대학원을 수료하였거나 외국유학의 경험을 가진 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교리나 주장을 각종의 출판물로 간행하여 보급하고 있으며, 선교의 대상도 대학생ㆍ청소년ㆍ지식인들로 삼고있다. 최근이 계통에서 발간된 서적들은 서점가에서 잘 팔리는 책으로 선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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