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거동행렬이 시작됐다 성체를 모신 성광을 앞세우고 주교들과 몬시뇰ㆍ사제들과 백성이 차례로 뒤따르고 있다. 행렬은 따르지 않고 구경군틈에 끼어있던 한 부인네가 옆의 부인에게 물었다.
『저 혹시 몬시뇰과 사제가 어떻게 다른지 아세요?』
옆의 부인이 톡 쏘면서 대답했다.
『다르긴 뭐가 달라요. 똑같지요. 그런데 몬시뇰이 그걸 잘 모르는 모양이니 딱하지요』
이 부인은 잔뜩 으스대는 어떤 몬시뇰 때문에 감정이 상한 듯, 대답에 가시가 돋쳐 있지만 그대로 대답의 내용은 정확하다. 왜냐하면 몬시뇰과 사제 간에 본질적 차이는 없기 때문이다.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있지만 인간들로도 구성돼있기 때문에 인간적 조직을 필요로 한다. 교회의 성직계급은 크게 나누어서 주교, 사제, 부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로서 온 교회의 목자이며 동시에 로마교구의 주교이고 추기경은 교황선거권이 있고 교황을 보필하는 역할을 가진 주교이며 대주교는 대교구를 사목하는 주교이다.
몬시뇰은 주교와 사제사이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는데 그렇다고 사제품 위에 다른 품을 받는 것이 아니다. 몬시뇰은 일반적으로 교황청 고위직에 있는 사제들에게 주어지는 칭호이다.
교구에서도 부주교(총대리신부), 전통이 있는 큰 본당의 주임신부, 신학교 교장신부, 교회에 공이 크거나 덕망이 높은 원로 사제들에게 교황이 내리는 명예칭호다. 이들 사제가 몬시뇰이 된다고 해서 교회법상의 특권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교회의식 때 빨간 선을 두른 모자와 수단을 입으며 빨간 단추를 달아 몬시뇰신분을 드러낸다.
몬시뇰제도는 1308년부터 1378년까지 프랑스「아비뇽」을 교회의 임시수도로 정하여 교황이 머물 때 교황의 보좌관들과 시종들을 몬시뇰이라고 호칭한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현재 한국인 몬시뇰은 두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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