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생활의 반영이지요. 신앙생할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작품에는 당연히 신앙적인 바탕이 깔리게 됩니다』
지난 65년 친자매들로 구성된「四姉妹展」을 끝내고 바로 천주의 섭리회 (원장ㆍ빅토린 수녀)에 입회한 하영희 수녀는 어른들과 동료들의 공동체적인 배려로 그림을 계속, 오늘의 자기가 있게 됐다고 겸손해한다.
『갱지 흙 백토 포장용 판지 송진 등 보잘 것 없는 재료들이 제 작품의 중요한 매개체입니다.』동양화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소박한 재료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찾아보고 싶었다는 하 수녀. 그래서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의 통상적인 재료 사용에서 벗어나 평면에서 이탈할 수 있는 조형 세계를 추구하는 동시에 회화적인 요소도 도입시키는 전혀 새로운 예술 세계를 시도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 수녀는 7남매 중 둘째. 현재 미국에 있는 맏언니를 비롯 막내를 제외한 여섯 명이 조각 공예 동양화 서양화 자수 등을 전공한 막강한(?) 예술 가족의 한 멤버이다.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하기 위해 오랫동안 몸 담았던 성신여고 강사직도 사임할 정도로 열성을 쏟아 진시된 전 작품에 애착이 간다는 하 수녀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안국동 미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단순한 자연색에서 짙은 인간 생활의 다양성을 나타내려고 노력했다는 그의 말대로 흙색 백색 청색 회색 등이 작품의 중심색을 이루고 있고 작품 제목 또한「자연 속의 인간」으로 통일돼 있다.
자신의 수도생활은 창작활동의 구심점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하는 하 수녀는 현재 서울 가톨릭미술가협회 한국 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흙은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 아무리 다루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어느 기법에도 구애받지 않는 창작활동을 하겠습니다.』하 수녀의 알찬 포부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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