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십자가가 없는 곳에 부활이 있을 수 없으며 수난의 아픔과 상처 없이 부활을 증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4월 10일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발표한 부활 메시지에서 김 추기경은『오늘날 생명이 꺼져가는 어두운 세상에 생명의 불빛을 밝히고 삶의 의미를 성취하기 위해 우리 모두는 부활의 증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2면에>
김 추기경은『우리가 이 시대와 사회 속에서 부활의 증인이 되는 길은 오직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죽는 길뿐』이라고 환기시키면서『우리의 이웃 그 중에서도 불우한 이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고 시련과 박해를 무릅쓰고 진리와 정의를 위해 투신하며 그리스도 때문에 시련과 박해를 받는 사람들이 돼야 비로소 부활을 증거할 수 있다』고 천명했다. 이어 김 추기경『십자가는 사실 그 자체로서는 치욕과 비참, 죽음과 절망으로 여기서 생명과 구원이 온다고 인간의 지혜로써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하느님은 새로운 인간, 새로운 세계, 하느님의 나라를 창조하셨기에 인류의 구원은 바로 십자가에서 이룩된 것』이라고 설파했다.
때문에『그리스도의 부활은 곧 우리의 부활의 확증이며 부활한 그리스도의 모습은 미래에 있을 우리 부활의 전표(前表)』라고 교시한 김 추기경은 바로『그리스도의 부활의 믿음, 이에 수반되는 모든 이의 부활의 믿음은 실로 사도들과 교회의 믿음과 가르침의 중심』임을 재확인했다.
끝으로 김 추기경은 오늘날 인류는 물질의 힘에 자신의 발전과 번영 평화와 구원의 문제를 송두리째 내맡김으로써 스스로의 비인간화와 멸망을 재촉하고 있음을 개탄하면서 이처럼 비인간화로 죽어가는 인간을 다시금 인간답게 살리는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우리 모두는 벗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참된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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