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교훈
『헛되고 헛되다…세상 만사가 헛되다』(1,2)로 시작하여『모든 것이 헛되다』(12,8)로 맞는 설교자의 말은 독창적인 문체와 냉철함으로 인간 지성에 강하게 파고드는 매력이 있다.『사람이 하늘 아래서 아무리 수고한들 무슨 보람이 있으랴!』(1.3). 다분히 냉소적인 설교자는 의식적으로 삶에서 영원한 가치를 지닌 것이 무엇인지 열심히 추구한 결과 인간의 흥미와 노력 부와 쾌락, 지혜와 지식과 일, 집권과 가족 등 모든 것에서 같은 대답을 발견한다.즉 이 모든 것이 죽음 앞에 중극의 가치를 지니지 못하며 바람을 잡듯 덧없고 어이없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도서를 주의깊게 살피면「헛되다」는 표현으로 비관론자의 인상을 풍기는 설교자가 역설적인 낙관론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의도는 인생, 일과 기쁨을 부정하는데 있지 않다. 그는 지나치게 즐거움(2.1)과 지혜(2.15)일(2.23:3.9:8.16)과 재산(4.8:5.10~11)등을 쫓는 미련스런 노력의 무가치를 지적하는 것이다 설교자가 제공하는 실례들은 대부분의 인간들이 주변에서 체험하는것이므로 맞장구 공감대를 아주 잘 형성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설교자는 이렇듯 지나친 행위에 몰두하기 쉬운 연약한 인간에게 중요의 길을 제시한다. 손에 닿는 복에 만족하는 마을,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는 나날의 조그만 선물들을 즐기는 일이야 말로 세상에서 보람된 일임을 깨우친다.
다른말로 하면 절도있는 생활이야말로 인간이 애써 추구해야할 일이라고 가르친다. 물질과 향락, 그와 비슷한 것들이 일시적인 만족을 주겠지만 결코 인간의 한없는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으며, 그것들이 인생의 참목적이 될 수 없다. 젊거나 늙거나 늘 추구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분이 허락하신 세상의 즐거움을 참으로 적당히 맛보며 사는 것이다. 삶의 중심에 하느님을 모시고 찬미하는 일이 인간의 자세라고 설교자는 선포한다.
설교자는 그의 시대에 일반화된 상선벌안의 지혜사상에 비관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일찍이 하느님의 길은 인간의 길과 너무달라 아무도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관통할 수 없다(잠언20.24:21.30)고 하였지만 지혜교사들중에는 인간적 통찰력으로 하느님의 속성에 거북살스런 옷을 입히는 경향도 있었다. 그들은 창조주의 협력자로 부여받은 인간의 권리(참세1.26~28)를 행사함에 있어 지극히 가볍고낙천적인 이론으로 요약하여 하느님의 신적 특성을 위태롭게하였다. 그래서 설교자는 하느님의 주권과 독립성, 인가의 사색에 의해 제한받고 강요받지 않으며「주는 것」에 자유로우신 하느님의 속성을「헛되다」는 기본 원리의 반복속에 웅변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관통 할 수 없어도 인간에게는 덧없고 한계를 지니는 세상 만사가 하느님의 계획아래 돌아가고 잇음을 알기에 설교자는 우쭐하기 쉬운 젊은 이들을 상대로 하님백성 특유의 지혜인『주님을 두려워 함』을 상기시킨다.
설교자는 죽은후의 영혼 불멸성에 관한 교리릐 발전에 직접적인 공현을 한 것은 아니지만 형세적 진ㆍ선ㆍ미의 소유에 안주하려는 인가에게 무한한 영적 갈망,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아름다움을 동경하도록 기여하였다. 송곳과 같은 말로 신아의 의심과 절망의 시련을 이겨내도록 자극하는 설교자는 참으로 겸손한 실존주의자였다.
곧 대면하여 해결해야 할 일들 앞에서 단안을 내리는 데 곤란을 겪는 우리의 현실이다. 아기로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리며 기다림의 의미를 묵상하는 이때『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무슨 일이나 다 때가 있다』는 설교자의 가르침은 지금의 우리에게 하느님의 위로의 말씀이 될 수도 있다. 희망을 하느님께 두고 열심히 간구하면 주님은 우리 곁에 머무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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