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라고 해서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살아갈 수는 없다. 더구나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노동의 권리를 장애자들도 갖고 있다.
그러나 1백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장애자들 중 올바른 취업교육을 받고 취업한 장애자들의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
이런 척박한 현실 속에서「비둘기 집 」은 「큰언니 」양수자씨 (39세ㆍ마르따)를 중심으로 4명의 여성 지체장애자들이 함께 일하며 내일에의 꿈을 키우는 현장이다.
서울 도봉구 수유 3동 189-1「수유화원」 2층에 아담하게 자리한 이 집은 정상인의 몇 배나 노력을 기울여 가면서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지체장애자들의 땀이 흐르고 있다.
83년 「비둘기교실」 봉제 교육 봉사자로 지체장애자들과 인연을 맺어 온 양씨는 이 집에서 봉제 지도는 물론 살림살이와 함께 옷감 구입ㆍ재단ㆍ판매까지 지체장애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모두 맡아하고 있다.
학창시절 재미로 익혔던 봉제ㆍ재단기술을 장애자들에게 가르치면서 이들의 아픔을 알게 된 양씨는 장애자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시작, 장애자들도 정상인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삶으로써 터득했다.
물론 지체장애자들에게 봉제 기술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 손으로만 미싱을 다뤄야하는 사람도 있었고 소아마비로 다른 길이가 다른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육신의 장애로 마음까지 병들 수 없다는 지체장애자들의 열의에 서로 격려해온 양씨는 「비둘기 교실」 수료생을 위한 자활 작업장, 「비둘기 집」이 생기면서 아예 이들과 24시간을 함께 하기로 했다.
「비둘기 교실」 수료생 중 장애도가 심해 취업하지 못한 사람들을 모은 「비둘기 집」은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와「비둘기 교실」 후원 회원들의 결단으로 탄생했고 양씨는 물론 김의식(마리나) 씨 등의 헌신이 개원 3개월 만에 자활의 기초를 다지는 결실을 이룩했다.
그런데「비둘기 교실」에서 양씨에게 봉제를 배운 지체장애자들은 양씨를『선생님』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디스크를 앓고 있는 양씨를 위해 자신들 방의 불을 빼서「선생님」방에 넣어 주기도 한다.
『장애자들이 「나도 할 수 있다」 는 자부심을 맛볼 때 가장 기쁘다』 고 토로한 양씨는 육신이 장애자일 뿐 마음까지 병들 수 없는 일이라 「비둘기 집」에서는 정신교육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그런데 개원 3개월이 지난 지금「비둘기 집」은 각 수도회나 본당에서 꾸준히 일감을 대주고 있어 그 동안 외로움 속에 살아온 장애자들에게 나눔의 아름다움을 맛보게 한다.
양씨는 『이 모든 일은 하느님이 해주시는 것』 임을 강조하면서『하느님은 모든 이에게 적당한 십자가를 주신다』고 말했다.
디스크를 앓다 죽는다고 소문이 났었던 양씨가 오늘도 건강한 모습으로 장애자들과 살아가는 힘의 동력은 「믿음과 의탁」 이라 밝히고 있는데 양씨는 『아직도 가진 바를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 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겸허하게 토로했다.
많은 이들의 사람으로 이제 걸음마를 뗀 「비둘기 집」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결혼적령기의 처녀 장애자들이 남부럽지 않게 결혼하는 날을 꿈꾸는 양씨는『그저 최선을 다할 뿐』 이라고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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