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역사가 1백년도 채 안되기 때문에 아직 라이베리아만의 독특한 크리스마스 풍습은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신자나 비신자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축일이라는 것은 여느 나라와 똑같지요』아프리카 서반부에 위치한 라이베리아는 1890년대 아일랜드 선교사에 의해 가톨릭이 전래된 나라로 초기에는 애니미즘이 강한 토착신앙과의 갈등으로 선교사들이 죽임을 당하는 등 수난의 시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인구의 35%가 가톨릭 신자일 정도로 복음화율이 높아졌다.
한국에 부임한지 1년 3개월 됐다는 미니콘 그리스토퍼 파이베리아 대사 가족은 아버지때부터 가톨릭신앙을 믿어온 뿌리깊은 신앙가족으로 미니콘 대사는 현재 주한 외교관 신자회장을 맡고 있기도하다.
노현동 자택에는 미국 하바드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딸과 둘째딸을 제외하고 부인 베르나디테 여사 셋째 타네양 넷째 티네시 (11)양 막내아들 크리스토퍼 2세 (10)와 장모 게르트루드 여사 등 3대가 함께 살고있다. 베르나디테 여사『대림절이라고 해서 따로 준비하는 것은 없습니다. 대림환을 만들고 이렇게 크리스마스 트리도 준비했어요. 평소와 똑같이 아침 저녁두번씩 온가족이 모여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며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라고 자신의 가족안에 깃든 대림절을 설명한다.
거실에는 가나에서 만들었다는 커다란 원형 가죽드럼, 표범가죽 벽걸이, 라이베리아 토속신앙을 보여주는 악마를 상징하는 목각인형 등 아프리카의 향취를 가득 담은 장식물사이로 요즘 꽃꽃이를 배우고 있는 부인이 손수 꾸몄다는 크리스마스 꽃꽃이와 어른키만한 소나무 크리스마스트리가 함께 놓여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라이베리아는「크루」「크펠레」「크란」「만딩고」「바이」「키시」「벨레」「마노」등 언어가 저마다 다른 16개 부족으로 구성돼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기 때문에 이날은 각 부족들이 모여 고유의 춤을 추면서 하루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자신은「크루」족 출신이라고 밝힌 미니콘 대사는『온몸에 화려한 치장을 한 용수들은 허리에 두르는 간단한 옷을 입고 북소리에 따라 춤을 추며 사람들을 열광시킨다』고 그날의 광경을 묘사했다.
어머니와 같이「바이」족 출신인 베르나디테 대사부인은『이런날이면 여자들은 일종의 축일예복인 길고 헐렁한 치마「라페」나 폭이좁은「훌라멩고」치마를 입고 머리는 터번모양으로 생긴「다임」으로 치장한다』면서『기본 옷형은 같지만 각 부족마다 자신을 상징하는 독특한 무늬를 갖고있다.』고 덧붙였다.
라이베리아의 젊은 세대는 한국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듯『크리스마스날 저녁무렵이면 송년음악회나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친구들끼리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잠시 쉬고 있는 셋째 티네양은 그곳 젊은이들의「풍속도」를 전한다.
라이베리아 기후는 한국의 장마철을 연상시키는 4월~10월까지「우기」와 그 나머지는 아주 건조한「건기」로 나뉘는데 크리스마스는 섭씨 28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는 건기에 맞게된다.
때문에 크리스마스 트리로는 소나무도 물론 쓰이지만 코코넛 나무나 잎이 푸른 수목 종류 특히 사람 손바닥 모양으로 잎사귀가 길게 난「팜나무」가 널리 애용되고 있다.
아카데미스쿨 5학년인 막내 크리스도퍼 2세는『한국 겨울이 너무 춥고 또 눈을 볼 수 있는 것이 라이베리아와 다른점』이라면서 자정미사를 보고 친척들이 다모여 재미있게 놀곤했는데 이곳에서는 친구들도 만날 수 없어서 무척 외로왔다』고 작년 한국에서 맞은 첫 크리스마스를 기억했다.
그렇지만 라이베리아와 한국 양국의 친선협회가 주최한 크리스마스파티에 참석, 대사부인이 라이베리아 고유음악을 틀어놓고 직접 춤을 보여주는 등 얼마간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미니콘 대사는『라이베리아가 완전한 가톨릭국가는 아니지만 24일 자정미사때 아프리카 고유악기인 북을 두드리며 캐롤송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라이베리아를 방문한 외국인신자들이 기은 감동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아프리카 서쪽에 위치한 라이베리아는 아프리카 최초의 공화국으로서 1백38만여명이 살고있다.
1847년 7월 버지니아 출신의 혼혈인 J. 로버츠가 미국을 모방한 헌범국기를 제정ㆍ공화국으로서 독립을 선언하고 초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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