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이의 어머니인 장○○씨. 올해 35세 되는 미국거주 교포다. 10년전에 결혼해서 미국에 건너가 남편과 함께 상업을 하며 생활도 안정이 되었다.

상담소를 찾아오는것은 한국에 혼자 계신 어머니를 미국에 모셔가려 하는데 호적이 문제가 되기때문이었다.

장씨 부모는 장씨가 세살때 헤어졌다. 당시 아버지는 이미 결혼해서 부인과 딸하나가 있었다고 한다. 2~3년을 동거하던 끝에 장씨어머니가 결단을 내려 딸을 데리고 떠나게된것이다. 헤어질때 딸의 호적만은 아버지에게 올려달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본 부인이 낳은것으로 출생신고를 하였다.

어머니는 당연히 그렇게 올리는 것으로만 알았기에 지금까지 호적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않고 살았다.

미국에 가서 살면서 장씨는 그동안 두세차례 어머니를 뵈러왔었다. 그때마다 외롭게 혼자 사시는 어머니를 모셔갈 생각을 했는데 2년전 어머니는 크게 앓고난후 건강도 좋지않고 점점 더 외로워하시는 어머니를 그대로 둘 수가 없어 모셔가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호적상으로는 어머니로 되어있지 않아 초청이 안된다고 하였다.

지금이라도 호적에 어머니 이름을 고쳐 쓸 수 없느냐는 사연이였다.

어렸을때 어머니하고만 살던 장씨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야 아버지와 첫 상면을 하였고 그뒤 등록금을 대주어 공부를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헤어진 뒤 갖은 고생을 다했다.

그래도 결혼식때 아버지가 데리고 들어가주어 아버지 없는 설움을 남에게는 보이지 않은것만도 다행이였다.

이제 60이 다된 어머니를 미국에 모시고가서 여생이나마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것이고 어머니도 딸한테 가기를 원하고 있다고하였다.

우리법은 부모가 혼인한 사이에 낳은 자식이면 그부모의 호적에 오르고 부모가 혼인신고가 안되어 있을 때는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하게 되어있다. 이때 아버지의 호적에 오른다고 하여 어머니를 본처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생모의 이름을 써넣는것이 원칙이다.

즉 혼인외의 자녀로 입적이 되는것이다. 그러나 장씨의 어머니조차도 부인있는 사람사이에 낳았으나 당연히 본처이름으로 올리는 줄 알고 있었다.

어머니의 이름 즉 생모가 사실과 다르게 호적에 기재되었을 때는 이를 바로 잡을수 있게 되었다.

즉 장씨가 호적상의 어머니를 상대로하여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심판청구를 하면 된다. 재판에서 친생자관계가 아님이 확인되면 신고에 의해 호적상 어머니의 이름이 친어머니로 정정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바로 고치는 일은 호적상 어머니와 딸이 합의를 하거나 서로 인정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재판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재판은 딸쪽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적상 어머니 즉 본처입장에서는 자기가 낳지도 않은 다른여자의 자식이 자기가 낳은 것으로 입적되어 있는 것을 심판청구를 하여 생모로 이름을 고쳐 쓸 수도 있는 것이다.

멀리 외국에서 고민끝에 이문제를 매듭짓겠다고 찾아온 딸은 이제 절차만 밟으면 어머니를 모셔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아쉽고 안타까운 일은 아버지가 작년에 돌아가신 일이다.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아버지도 한번 미국 구경을 시켜드리고 아버지 없이 불행하게 자라온 딸이 행복하게 살고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텐데.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장씨를 보며 한때의 불륜이 여러사람에게 참으로 오랜 세월동안 고통을 주고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