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례사」의 한 동굴에서의 생활, 이는 이냐시오의 생애 가운데서 어려움과 극기 그리고 참회의 생활이기도 했다. 한편 그에게 주어진 깨달음은 교회사를 수놓고 있는 많은 신비가들의 동반자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만례사」의 경험을 통해서 그는「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지난 날의 어리석은 생활을 참회하고 새로이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바꾸어졌다는 것은 하느님의 선물임을 이냐시오는 깊이 깨닫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부터 그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생애의 전부를 그리스도를 위해 봉사할 것을 다짐했다. 하느님은 그의 생활의 중심이며 사고의 중심이 되었고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
1523년 7월 이샤니오는 갈망하던 성지순례를 위해 항해를 시작했다. 약 한 달 남짓 바다 위에서의 시달림이 끝난 후 희망의 대상이었던 성지에 도착했다. 성지의 여러 곳에서 얻은 결과는 바로 이곳이 자기의 여생을 보내며 봉사하는 데 적당한 장소라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냐시오의 결심은 주위의 환경과 권유 때문에 이루지 못했다.
1524년 1월 다시「베니스」로 돌아온 이냐시오는 사람들을 위해 보다 잘 봉사할 수 있기 위해서 공부할 것을 결심했다. 당시 이냐시오는 33세로「바르셀로나」에서 라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가 라띤어 공부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할 수 있는 한 가난한 이를 도우며 병원에서 병자들을 간호하며 어린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쳤다.
문전걸식과 허술한 의복은 추운 겨울에 몹시 어려운 일이기는 했으나 보다 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바치는데 어려움과 고통은 오히려 이냐시오 자신이 택한 봉사의 길이었다.
1526년 3월 어학 공부가 끝난 후 이냐시오는「알카라」에서 문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알카라」에 있는 동안에도「영성 수련」으로 사람들을 지도했으며 교리를 교수한다든가 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했다.
이냐시오의「영성 수련」은 그가「만례사」의 경험을 토대로 기록된 소책자이다. 1548년에「영성 수련」이란 책으로 발간되기까지 검토와 수정이 가해졌다 할지라도 핵심적인 영성의 지침은 보존되어 있다. 이 영성 수련은 영성의 어떤 설명이나 개념 전개를 취급한 것이 아니라 묵상과 관상 그리고 양심 성찰에 대한 실천적 방법을 제시해 주는 지침서이다. 인간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기초와 원리로 시작해서 양심 성찰하는 방법 선택에 대한 묵상을 그리고 그리스도의 생애와 빠스카의 신비와 사랑을 얻고 실천하기 위한 명상의 방법들이 기재되어 있다.
「알카라」에서 이냐시오는 영성 수련으로 사람들을 지도한 가운데 한 가지 사건이 그로 하여금 심문과 재판을 받게 되고 끝내는 이 지역에서 추방 당하게 되었다. 그 후 그는 1527년 6월「살라망카」로 갔으나 여기서도 역시 어려움은 일어났다.
이냐시오가 영성 수련으로 사람들을 지도하고 가르친 것이 화근이 되어 신학적인 검열을 받게 되었고 이냐시오는 끝내 투옥 당했다.
때로는 헌식적 봉사생활에도 의혹과 미움 그리고 배척은 따로 오는 것 같다. 22일 간의 감옥생활에서 그와 그의 동반자들은 교리 면에서 정당하며 도덕성에 있어서도 결함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이냐시오가 교리를 가르치는 것은 금지되었다.
그래서 그는 공부를 계속할 것을 다시 결심하고 1528년 2월「빠리」로 떠났다.
「빠리」에서 이냐시오는 나이 42세가 될 때까지 일반 교양과 철학을 배웠다. 이냐시오의「빠리」수학 시대는 앞으로 그가 교회의 한 봉사자로서 풍성한 열매를 맺는 터전이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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