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게 여물어가는 동백은 시련의 계절을 이기는 지혜를 주는 듯 꽃잎은 딱딱한 의지로 겹겹이 쌓인 봉오리를 터뜨리고 어렵게도 아무진 웃음으로 태양을 맞는다. 요즈음 겨울도 곱게 여문 열매만큼이나 꽃도 많이 피우게 된 편리한 시대인가 보다. 이슬 방울이 총총이 영글어 영롱히 햇볕에 빛나는 비닐 하우스 속은 동경의 남쪽 나라에 온 것만 같으다.
동백은 잎은 깨끗한 물걸레로 닦은 후 가지는 공간을 충분히 살려 꽂고 역시 종지로서의 꽃도 몇 송이만을 써서 간단한 작품에 더욱 품위를 나타내는 소재이다. 흰색과 빨간색의 카네이숀 서너 송이와 더불어 한 화기 속에 분리하여 침봉을 두 개 사용한 동양 꽃꽂이의 분리형이다.
반들거리는 자개 가구들이 가지런히 놓인 온돌식 한실의 문갑 위면 제 자리를 찾은 듯이 나즈막히 정좌하고 속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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