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좌식(着座式)이란 용어는 비신자들에게는 물론 우리 신자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감이 없지 않다. 그 이유는 착좌식이 흔하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 뜻대로 풀이하면「자리에 않는 식(式)」이다. 그러나 우리교회에서 착좌식은 성직자가 정식으로 직무에 취임하는 것을 뜻한다. 교회법에서는 착좌식을 통해 직무의 권한을 인수받도록 돼있다.
우리가 흔히 목격하는 본당신부의 취임이나 또 교구의 참사위원 등으로 정식 취임하는 것도 착좌식으로 볼 수 있다. 또 대수도원장의 취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신부가 취임할 때 그만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통례이며 대수도원장의 취임 때도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착좌석이란 용어는 교황이나 교구장주교가 그 좌(座)에 취임한 때 통용되고 있다.
교황은 초대교황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성 베도로대성전의 베드로 좌(座)에 착좌하고 교구장주교는 자기 교구의 주교 좌에 착좌함으로써 그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착좌식은 그 좌가 있는 성당에서 거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장소가 바뀌고 있다.
교황이나 주교가 착좌식을 갖는 것은 초대교회 때부터 주교가 주교좌에 앉아 의식을 거행하거나 교도직을 수행한 전통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주교착좌식의 절차는 교황의 칙서낭독과 신임교구장의 착좌가 핵심이고 나머지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7월 5일 거행되는 대구대교구 제8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의 착좌식은 원래 주교좌가 있는 계산동성당에서 거행할 예정이었으나 7백 5여명밖에 수용할 수 없는 장소문제로 부득이 성김대건기념관으로 변경 됐다고 한다.
그러나 변경된 장소도 입석까지 포함, 4천여 명밖에 수용할 수 없어 어려움은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여하튼 이문희 대주교의 교구장착좌는 서정길 대주교와 같은 날 이ㆍ취임식을 갖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현재로선 건강이 여의치 못해 서대주교의 참석이 불확실하지만 만일 전임 교구장이 신임교구장을 주교좌로 인도한다면 한국교회착좌식 역사에 새로운 한장(章)을 기록하는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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