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복음화와 토착화라는 말을 입 담고 있는데 이것을 풀어서 한 마디로 한다면 성서의 메시지가 오늘을 사는 우리 안에 살아 있어 그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모든 우리 이웃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되는 것을 뜻한다고 하겠다. 즉 신앙이란 하느님의 계시나 그 강생구속에 대한 응답일진데 하느님이 가르치시고 몸소 실천해보이신 그 진리자체는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것이지만 그 응답인 신앙의 표현은 각 사람마다 또는 지역에 따라 달라 질 수 있고 아니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신앙 표현의 다양성이라고 했을 때 언뜻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교회 전례의 한국화나 수덕(修德)방법에 대한 동양화를 시도하고 노력하는데, 물론 이러한 외현적(外現的)인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오늘날 우리의 내면적 의식에서의 성서와의 유리(遊離)나 소원(疎遠)을 해소하는 문제가 앞서야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하느님의 계시나 그 구속 사업을 이 시대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서 구체적 생활에 어떻게 반영하느냐 하는 문제가 바로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우리의 복음화요, 토착화 작업 이라 하겠다.
저러한 취의(趣意)에서 나는 요즘 바로 구약과 신약성서를 우리의 실존적 삶 속에서 묵상한 두 권의 책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는데 즉 이인복교수가 쓴 「하느님을 체험한 성서의 여인들(구약편)」과 이현주 목사가 쓴 「예수와 만난 사람들」로서 두 책이 다 이미 월간 「생활성서」에 연재될 때부터 평판의 글들이다.
하느님을 체험한 성서의 여인들
인류의 첫 여인 하와로부터 시작하여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 솔로몬 왕에게 실자 확인재판을 받는 두 창녀, 은총과 축복으로 산 고부(姑婦) 나요미와 롯, 유다백성을 구반 에스델왕비 등 구약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이야기가 스물한가지나 여성인 작가 자신의 그 신앙체험을 통해 엮어지는데 그 얼마나 핍진성(逼眞性)을 띄는가하면 『내가 어떻게 하느님 앞에 불충했고 또 용서받아 구원받았는지를 고백성사를 받듯 담당하고 정직하게 기술하였다』는 작자의 술회다.
그래서 이「성서의 여인들」은 성서 속에 등장하는 여성이나 그들 행적에 대한 소개나 해설이 아니요, 기원전 아득한 옛날 이스라엘 여인들의 설화속의 모상을 오늘을 사는 한국 여인네 삶에다 완전히 융해시켜 그것을 작가 심혼(心魂)의 칼과 끌로 새롭게 부조(浮彫)약 시켜 놓고 있는 것이다.
예수와 만난 사람들
복음속의 예수와 만난 사람들의 일 여섯 개의 관점에서 토론한다는 새로운 시도다. 그러나 작가 자신이 술회하듯 가령 베드로의 말로 예수님 이야기를 했건만 결국은 작가자신이이거나 베드로와 자기의 혼성이더라는 고백이다.
이것은 당연한 것으로서 이 책의 진가(眞價)는 바로 그 점에 있는 것이다. 왜나 하면 예수께서 몸소 가르치시고 보여주신 진리는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지만 그 증험(證驗)이나 증득(證得)은 시공의 제약 속에 있는 실존적 자기체험을 통함으로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것이 없이는 불교문자로「공염불」인 것이다. 그래서 예수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는 분이요, 모든 이 안에 살아 있으면서 각자와 고유의 인연을 맺는 분이다.
특히 이 책에서 간취되는 것은 복음에서 나타난 버림받은 자와 고통 받는 자에 대한 해방자로서의 예수의 진면목이 현실적으로 약여(躍如)하게 형상화되어 있는 점으로 우리들에게 진정한 고통의 연대감과 그 공동적 구원 즉 해방에 구체적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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