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잘못으로 일생을 붉은 벽돌담 속에 묻혀 그리스도의 사랑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영어의 무기수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위로의 말로써 이들의 무디고 비뚤어진 마음을 달래주는 사랑의 손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구미본당 여성 까리따스회(회장=박수산나) 16명의 회원들로서 이들은 무기수들이 신자이면서도 오랫동안 냉담상태에 빠져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알고 하루 빨리 어둠의 세계에서 벗어나 주님의 사랑 속에 밝은 삶을 누리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미혼의 직장 여성으로만 구성된 이들 까리따스 회원들이 무기수들과 사랑의 펜팔을 맺게 된 것은 75년 6월, 동회 회장 박수산나양이 당시 교도소 지도수녀였던 이레띠시아 수녀로부터 무기수들의 이러한 냉담상과 갖가지 어려운 생활 등을 듣고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용기를 주고자 편지를 낸 것이 계기가 된 뒤부터였다.『처음에는 물론 두렵고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역시 하느님 안에 한 형제임을 깨닫고 어디까지나 주님을 통한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얘기했을 때 그들의 반응은 무척 좋았고 그것은 또 우리에게 더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고 박수산나양은 말한다. 그 후 자신이 체험한 편지 사연 등을 회원들에게 알리자 급기야 그해 8월부터 전 회원이 발벗고 나서 한 사람이 1명 혹은 2명씩 맡아 편지를 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이들 까리따스 회원 16명과 무기수 27명 간의「사랑의 대화」는 붉은 벽돌담을 넘어 깊은 신앙을 토대로 무르익어 갔고 지금까지 10여년 간을 어둠 속에서만 생활해 온 무기수들은 까리따스 회원들의 끊임없는 사랑의 편지와 기도 덕분으로 점차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밝은 신앙생활을 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은 평소 그들이 보내는 편지가 무기수들에게「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확신을 주게 되자 더욱 열의를더해 편지를 보냄은 물론 용돈을 아껴 책ㆍ신발ㆍ쉐타ㆍ양말ㆍ세면도구 등 무기수들에게 필요한 생활 필수품들을 보내 주기도 했다.
그런데 회원들이 매월 바쁜 직장생활을 틈타 보내는 편지 횟수에 비해 무기수들은 매월 1번밖에 답장을 못하는 어려움과 봉함엽서나 편지지 등이 없어 제 때에 답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회원들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하느님의 사랑을 이들에게 심어 주었다.
그러던 중 이들 무기수들이 밝은 삶을 이어가게 되자 회원들은 지금까지 서로 얼굴도 모른 채 편지로만 이어오던 대화에서 벗어나 직접 무기수들을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무기수들과의 상봉을 위한 이들의 모금운동은 지난 성탄을 전후로 본당 내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즉 회원 모두가 매 주일 성서를 판매하고 지난 성탄 때는성탄 카드와 찹쌀떡을 팔아 그 이익금 7만5천원으로 타올과 빵 과자 등 1백50봉지의 선물 주머니를 마련했다. 지난 1월 7일 오후 1시 회원들은 대구교도소를 방문 무기수 27명과 교도소 내 전 신자 수인들을 만나 미리 마련한 선물을 전달하고 기도와 선물을 전달하고 기도와 레크레이션을 통해「우리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임을 재인식시켰다.
특히 이날 어느 회원의 조카인 국민교 2년생 아동이 자기의 돼지저금통을 털어 무기수 중 최고령자인 올해 환갑의 최모씨에게 겨울 내의 1벌을 기증하고 노래로써 이들을 위로하자 그 자리에 모인 수인과 회원들은 물론 교도관들까지도 눈시울을 붉혔다.
앞으로도 무기수들과의 사랑의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박수산나양은『적은 회원 수에 비해 무기수들은 날로 늘어만 가니 이들 모두에게 일일이 다 편지를 못해 주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현재 30명 이외 12명의 혜택을 못 받는 무기수들에게도 편지를 해줄 수 있는 뜻있는 분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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