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선태군과 진희양을 상대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어 왔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사랑의 이야기를 하기 위한 준비인 것입니다. 가령 소망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과나무에 사과 열매가 열리듯이 그렇게 결과되는 것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망을 행복에 연결 지워 설명한 것은 허구를 말한 것이란 말이냐고 할런지 모르지만 꼭 허구가 아니라고 내놓고 말할 거리도 없고 보면 사실 답답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만약 내 말을 허구라고 치고 그것이 허구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라고 말할 자신은 더욱 없습니다. 그런 말을 할 자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는 것이며 있어서도 안 되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야기는 이렇게 계속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행복을 추구합니다. 아무런 분명한 표지도 경계도 없는 행복을 향하여 누구나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거리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높이가 알려진 것도 아니고 모양이 뚜렷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시도 있습니다.『저 산 너머 행복이 있다고/그래서 열심히 올라가 보았으나/거기엔 행복은 이미 없더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는 행복을「더 잘 사는 것」이라고 한 것을 이해해 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저마다 행복에 대하여 저 나름의 기준을 정하고 경계를 정하고 모양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이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것만이 행복의 전부는 아닙니다. 다양한 면의 다른 면에는 만인이 공감하는 행복의 모양이 있는 것입니다. 그 모양을 찾아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모양을 그려내기 위하여 역사 이래로 수많은 사람이 그 일에 몰두하였습니다. 문학자 철학자 계술가 기술인 등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던 것입니다. 여기서「사랑의 대화」가 기도된 것도 그런 노력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을 달성하는 인간적 기업(企業) 가운데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이 교육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인간적 노력이라도 무가치한 것이라고 일축해 버릴 만큼 무가치한 것이야 없겠지만 교육사업이 가장 위대하다고 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으며 그것은 이미 모든 사람들에 의하여 인정되며 공감되고 있는 사실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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