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은 출판물 보급주일-. 『읽히지 않는 교회 출판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딱지가 붙은 채 신자들에게 외면 당하기 일쑤인 교회 간행물. 만족할 만한 보급 활동은 정녕 불가능할까. 작년 한 해 동안의 국내 4개 가톨릭계 출판사의 출판·보급 현황을 분석해 봄으로써 교회 출판물의 보급 방향을 모색해 본다.
먼저 75년도 한 해 동안 4개 출판사(가톨릭출판사 성바오로출판사 CCK출판부 분도출판사)의 총출판 부수는 64만6천4백84권(본사 집계)으로 신자 1.5인당 1권 꼴로 74년도에 비해 60여%가 증가해서 외형적으로는 상당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75년도 교회 출판물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50% 이상을 신자들의 교과서 격인 전례ㆍ교리서가 차지하고 있어 일반 교양 영성 성서 등의 출판물은 아직도 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판매 현황을 보면 64만6천4백84권 출판에 63만1백4권이 팔려 96%라는 높은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누적된 출판물까지 합한수이기 때문이다.
종별로 구분한 출판 현황은 전례서 20% 교리서 33% 신심서 29% 교양서 18%로 전례 교리서가 금년에도 역시 대종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종별 판매 현황은 교리서가 약 절반을 차지한 74년에 비해 작년에는 교리서 판매 출판이 많이 줄어든 셈이다. 75년도 출판물 특징을 든다면 분도출판사의「성서물」을 꼽을 수 있다.
7~8개 종류에 3만여 권을 출판한 성서물은 아직까지 한정된 독자로 인해 70%의 판매 실적을 마크했으나 성서의 중요성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한국 교회에 바람직한 사업으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각 출판사에서는 종래의「앉아서」판매하던 방식을 지양하고 광고와 계몽 외판활동 등으로 예년에 비해 75년도에는 전체 출판량이 현저하게 늘어났고 판매율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 외에 평협 및 레지오마리에를 중심으로 한 교회 출판물(특히 정기 간행물) 보급운동이 구체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각 출판사에서 좀 더 적극적인 보급운동을 꾀한다면 상당한 수준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가톨릭출판사의 경우 75년에 이어「방문 판매」실적이 늘어가고 있어 주목되고 있는데「성인전」에 이어 작년에 주력한「구원의 및」을 방문 판매한 결과 불과 8개월 만에 8천9백 부를 소화시켜「좋은 방법」은「많은 판매」를 가져올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회 출판물은 내용 장식면에서 질이 많이 향상되고 있으나 아직도「별로 볼 것이 없다」는 고정관념이 불식되지 않고 있어 출판사들은 한결같이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가톨릭출판사에서는 한국 가톨릭의 순교사를 집대성한「순교사화」(전 4권)등 대규모의 역사 교양물을 금년 중 발간할 계획이며 이 밖에 공의회 문헌에 의한 묵상집 교리서와 가톨릭 명작선(名作選)과 한국 가톨릭 문인들의 작품을 모은「가톨릭 문인집」도계획 중이다
그리고 종래 역서(譯書)에 의존해온 출판 패턴을 지양하고 교양ㆍ문학ㆍ사상 방면의 국내 필자를 개발할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필자 부족으로 아직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또한 분도출판사에서는 금년에도 역시 성서와 교리에 대한 소양을 높이며 영성을 깊게 할 수 있는 성서ㆍ교리서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그리고 금년부터 서강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편찬ㆍ발행하게 된 신학총서 제6~11권을 발행할 계획으로 있다.
교회 출판물을 질적인 면에서나 양적인 면에서 향상ㆍ발전시킬 수 있는 관건은 일반 신자들의「채찍질」여하에 달려 있다. 먼저 관심을 가져야한다. 관심을 가지면 읽을 것이고, 읽으면 비판이 나오게 마련이며 바로 이 비판은 발전의 촉매가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각 출판사에서는 보다 충실한 편집 자세를 고수하는 한편 적극적인 판매 아이디어를 개발하여야 하겠으며 무엇보다도 신자들의 각성과 관심이 없는 한 교회 출판물의 보급운동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음은 자명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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