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볕은 한껏 따사롭기만 하다. 길거리는 벌써 가벼운 옷차림의 밝은 표정들이다. 어디선가 분홍 가루라도 곱게 내려주었으면 싶다.
「사랑의 기쁨」이라는 꽃말만큼이나 예쁘게 연산홍이 활짝 폈다. 몇 줄기 잘라다가 아이리스와 함께 꽂아본다. 방 안 가득 봄을 풍기는 듯 뭔가 싱싱함을 느끼게 한다. 게을렀던 잠에서 얼른 깨어야 되지 않느냐고 힐책이라도 부끄러워진다. 겨우내 애써 길다랗게 목을 뽑은 아이리스. 동양적인 풍취를 풍기는 품이「우아한 심정」이라는 꽃말과도 같이 고귀한 멋을 지녔다고나 할까? 이 두 소재의 조화는 이른 봄에 빼놓을 수 없는 실내 장식의 일부가 아닐까? 어딘가서 새 소리라도 몰아왔으면 더욱 좋겠다.
▲소재=연산홍 약간 아이리스 2줄기(흰색) ▲화형=직립 기본 자유형(동양꽃꽂이)(그림에서○ㆍ□ㆍ△은 연산홍 X는 아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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