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는 하나의 이론 체계로서 파악될 수도 있고 또 그 실제를 봄으로써 알 수도 있다. 지학순 주교의 저서「내가 겪은 공산주의」는 그 표제가 말해주듯이 저자가 직접 체험한 바에 의해서 북한 공산주의의 진상을 백일하에 드러내 준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인간 본성을 말살하고 종교를 철저하게 탄압하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산주의자들은 공산 세계 건설이라는 그들의 지상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가지 기만과 위장 전술을 마음대로 구사하기 때문에 공산주의의 실제를 몸으로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 사실은 서구의 크리스찬 국가들에 있어서 적지 않은 이들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공산주의를 함께 용납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데서도 볼 수 있다. 또 우리 한국 사람들이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도 반공의식이 강한 것도 6ㆍ25 동란을 통해서 공산주의자들이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파괴적인 정책을 펴 나가는지를 직접 목격하였기 때문인 것이다.
「내가 겪은 공산주의」는 아직도 세계 여러 곳에서 공산 세력이 확대되고 있는 현싯점에서 우리에게 깊은 각성을 촉구하는 저서이다. 하루 속히 외국어로도 번역이 돼서 세계에 널리 보급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이 저서에서는 감옥과 전쟁터에서 꾸밈 없이 노출되는 인간의 갖가지 애환과 선악을 볼 수가 있다. 또 그러한 시련을 통해서 사제 성직을 향해 나아가는 한 신학생의 인격 형성 과정을 잘 볼 수가 있다. 그의 강인한 성격과 현실 사회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과 정의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이 어떻게 길러졌는지를 볼 수가 있다. 아마 신앙의 눈으로 보는 이에게는 하느님이 당신의 간택된 도구로서 한 인간을 기묘한 섭리와 은총 속에서 이끌어 나가시는 손길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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