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여자들,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오히려 당신들과 당신네 자녀들을 위하여 우시오 … 생나무가 이런 일을 당하거든 마른 나무야 오죽 하겠습니까』(루까 23ㆍ28~31)
나는 소녀 시절부터 사순절을 맞이할 때마다 이 성구가 머리에 떠오르곤 한다. 십자가의 길 제8처에서 예수님의 자비를 내 몸 전체로 느끼는 감동을 받는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치고 통곡하는 여인들. 공공연하게 그리스도 편에 서서 그를 따라가는 여인들. 그리스도께서는 이 여자들의 눈물에 당신의 고통과 목전의 죽음을 잊고 그녀들의 장래를 생각하시는 예수님의 자비하심.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당하셔야 할 그 고통을 목적도 가치도 없는 동정의 눈물은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감상적으로만 예수님과 가까이 하려 드는 이들을 예수님은 조금도 중하게 보시지 않으신다.
과연 나의 신앙은 어떠한가? 뉘우치며 반성하게 한다. 몇 번이고 주님의 사랑을 저버리는 자신을 울며 그리스도를 따라 참된 신심을 찾아야 하겠다.
하느님의 백성이라면 마땅히 십자가와 친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십자가를 좋아하면 내용이 없는 형식적인 신앙도 조금씩 긴밀한 이해관계로 바뀌고 시련 속의 그리스도인은 결국 확신을 갖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