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합니다. 강보에 쌓여 어머니 젖꼭지를 빨던 시절, 어버이는 진심으로 나를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나에게 웃음을 주고 기쁨을 주고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었던 것입니다. 나의 육신을 주고 나의 영혼을 주었습니다. 선생님은 나에게 지식(智識)을 주고 교양을 주고 교훈을 주었습니다. 교회는 나에게 인격을 주고 인정을 주고 더 높은 사랑을 주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주고 책임을 주고 사회생활의 의미를 주었습니다. 나의 미래가 죽음이라면 죽음 앞에선 나의 전부는 무엇입니까? 나의 몸, 나의 생각, 나의 교양, 나의 신앙, 나의 품성, 나의 취미, 나의 재주, 나의 인격 나의 생활 … 무엇 하나가 교육적 배려와 무관한 것이 있겠습니까?
교육의 시초는 먹고 지고 노는 것입니다. 옛날엔 태어나면 삼신령(三神靈)관에 대고『먹고 자고 먹고 자게 하게 해 주십시요』하고 빌었던 것입니다. 일하는 것은 노는 것에서 기원합니다. 잘 놀지 못하고서는 잘 일할 수가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쩐 영문인지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을 떼어놓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더 잘 놀고 더 잘 일하도록 하기 위해 교육적 배려가 가치지향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교육에서 기대하는 것은 바로 더 잘 노는 것, 더 잘 일하는 것입니다. 더 잘 살아 보자는 의지가 교육의 의지로 집결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래의 문은 교육에 의하여 열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이러한 교육의 의지가 있어서 어둠이 걷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간단히 교육이라고 하지마는 그 교육이란 이론적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적으로 교육활동이 아무렇게나 되어지는 것도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을 달성하는 인간기업으로서 교육의 원리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여기서 그 원리를 가장 보편적인 가설을 기본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미리 말해 두어야 할 것은 여기서는 그것을 학술적으로 논술하지 않고 상식의 수준을 조금 높여서 누구라도 인정하고 수긍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간략하게 말해 볼까 합니다.
제일 먼저 교육을 이야기할 때 언급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즉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 문제는 결코 교육에서만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에서도 철학에서도 인류학 사회학 의학 심리학 등 이른바 인간의 노력이 요청되는 모든 분야에서 한 번쯤 문제되지 않는 곳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유독 교육에 있어서 이 문제를 중요하게 취급하는 이유는 인간이 경영하는 모든 노력들 가운데 교육의 업무에서만큼 인간과 밀착하여 경영되는 업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의학이 인간을 대상으로 인간에게 밀착되어 경애되는 업무이지만 교육만큼 절실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병적 상태에서 또는 그것을 가정하여 의술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전인(全人)적인 기업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의학이 인간의 건강을 위주로 생각하지만 교육은 인간의 전 가치를 지향하여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교사를 의사보다 얕본단 말입니까? 누가 교사의 역할을 경시하는 것입니까? 누가 감히 교사의 신성하고 위대한 업무를 경멸한단 말입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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