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정신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면「도대체 예수는 어떤 분이었는가」묻게 되고, 신앙인이라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숙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은 문맹이 아니셨지만 석가와 소크라테스 같은 대사상가들처럼 아무런 필적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3년 가까이 따라다닌 직제자들 역시 스승의 말씀과 행적을 입으로 전했을 따름입니다. 후대 제자들은 전대 제자들이 전한 말씀을 모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원 후 60년대를 전후하여 마르꼬 복음서와 예수 어록(Q)이 씌어졌고 기원 후 70년「예루살렘」이 함락된 다음에 마태오 및 루까복음서가 쓰여졌으며 90년경엔 요한이 예수께 관한 전승과 함께 자신이 사색한 것을 복음서에 기록했습니다.
예수님은 헤로데 대왕 생존시에 탄생하셨으므로 대왕이 사망한(기원 전 4년) 이후인 기원 전 6년에 탄생한 것 같습니다. 그 분은 기원 후 27년경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까지 이스라엘 북부「나자렛」에서 조용히 사셨고「나자렛 사람 예수」로서 기술자로 통했습니다. 특기할 사항은 당대의 조혼 풍습에도 불구하고 독신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신 후「갈릴레아」지방에서 충격적인 말씀과 행위를 하셨습니다. 고향과 직업과 부모 친척을 멀리하신 것은 강렬한 소명을 의식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갈릴레아」지방은 인종상으로나 사상적으로나 불순한 지방이어서 이교도들이 꽤 많았고 희랍사상이 침투한 지역이었습니다. 한동안 예수님의 인기가 충천해서 사람이 5천 명이나 몰려온 때가 있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차츰 인기가 하락하여 고립되기 시작합니다. 이유는 군종 메시아에게 건 정치적 기대를 예수께서는 실천하시지 않았기 때문이며 유대계급 특히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이 그분의 충격적인 가르침과 파격적인 처신을 맹렬히 공격한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국사범으로 몰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약 36세를 일기로 운명하셨습니다.
어느 문화권에도 그것을 지배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현실적인 분위기가 명랑치 않은 것처럼 예수님 시대의 분위기도 밝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식민정치 때문이었지만 무엇보다 율법의 중암감 때문이었습니다. 일상생활을 규제하는 법규가 무려 6백13조항이나 되었습니다. 법률은 활개 치며 사람은 허덕이는 상태있다고나 할까요? 예수님은 율법을 무거운 짐이라 하셨고「순수하고 무거운 짐진 사람들」을 당신께 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또 불결한 사람들과 상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에 개의치 않고 죄인들, 특히 세관원들과 어울렸습니다. 세관원들은 부정 수입을 노리고 이교도들과 접촉하기 때문에 불결한 사람들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케오의 집에 유숙하신 것은 파격적이며 세관원들과 창녀들이 천국에 들어가는 데 반해서 의인들은 천국에서 제외되리라는 말씀은 폭탄 선언이었습니다. 그분은 음식 교정에도 개의치 않고 유대인들의 금기식품인 돼지고기 뱀고기 토끼고기 낙타고기도 잡수셨습니다.
안식일에 노동을 금지하는 규정도 매우 엄격했지만「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지 않다」면서 법률의 존재 이유를 밝혔습니다.
율법에 관한 말씀을 마태오복음 5장에 있는 명제와 반명제만을 살펴봅시다. 명제는 구약성경과 거기서 파생한 전통을 내용으로하고 반명제는 명제에 대한 예수님의 단언으로서 명제를 심화하는 경우도 있고 완전히 폐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살인하지 말라」를「분노하지도 말라」「간음하지 말라」를「음욕도 갖지 말라」「거짓 맹세를 말라」를「도무지 맹세하지 말라」라고 한 것은 맹세를 심화시킨 것입니다. 반면에「이혼장을 써 주고 이혼하라」는「이혼 불가」로「손해에 비례하여 보복하라」는「보복 불가」로「원수를 미워하라」는「원수를 사랑하라」고 한것은 명제를 폐기한 것입니다.
이것은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으며 율사들이 그분을 적대시하고 마침내 죽이고자 작심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당대에 성경과 전통은 가히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는데 예수님은 바로 이 영역을 침법했습니다. 하느님을 지극히 가깝게 느끼면서(압바!) 하느님의 뜻과 처사를 깊이 의식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철저하게 사람을 위하는 일에 헌신하셨고 철저한 인도주의자였으며 절대적인 진실을 요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일체의 보복을 단죄하시고 원수에게까지 사랑을 베풀도록 요구하셨습니다. 오른 뺨을 치는 사람에게 겉옷까지 요구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인간의 무능력 내지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실천 불가능한 윤리를 제시했다는 설이고 하나는 곧 닥칠 세말에 잠시동안 전력투구하라는 비상 윤리에 불과하다는 설입니다. 한마디로 산상수훈의 요구는 결국 일상생활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견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 같은 요구를 매일매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처럼 톨스토이는 말합니다. 그는 그의 작품「부활」에서 예수님의 요구를 존중했습니다.
저의 소견으로는 예수님의 요구를 견지하되 그것을 문맥에 따라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예수께서 열거하신 엄청난 예는 결국 복수하지 말라는 근본적인 지침을 주지시키기 위한 자극적인 표현일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낡은 사람을 새 사람으로 만드는 행동 원리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곧 사랑의 이중 계명입니다.『당신의 온 마음과 온 정신과 온 생각과 온 힘으로 주님이신 당신의 하느님을 사랑하시오. 당신의 이웃을 당신처럼 사랑하시오』
여기에 몇 가지 반성이 필요합니다. ①사랑은 법으로 규정할 수 없는 행동 원리입니다. ②이웃은 우선 지금 나와 함께 사는 구체적인 이웃입니다. ③인간은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살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극기가 필요합니다. ④우리는 가족 친족을 중시한 나머지 가족적 이기주의 친족적 이기주의가 강한 것 같습니다. ⑤이웃 사랑의 내용을 줄여서도 안 되고 사회 현실을 어느 한 관점에서 평가해도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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