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그리스도의 몸이며 오늘의 메시아인 교회가 부활의 생명으로 이 사회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복음에 돌아가 복음적 가난에 살고 사랑으로 봉사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의 부활대축일을 맞아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김 추기경은 교회가 고난을 겪지 않고서는 인간 사회를 구원할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불우한 형제들과 이 사회 전체의 불의와 부정으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들을 위해 자신을 바칠 때 비로소 교회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거할 수 있다고 교시했다. (전문 2면 참조)
김 추기경은 먼저 그리스도의 부활이 뜻하는 것은『우리 모두가 그로 말미암아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고 그와 함께 부활하여 영생을 얻는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파했다.
이어 김 추기경은 부활이 없다면 모든 것이 결국 죽음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에 인생 자체와 만사는 모두 헛될 것이나 부활이 있기 때문에『우리의 삶에는 의미가 있어야 하며 이는 진실해야 하며 빛과 생명으로 충만해야 할 것』이라고 가르쳤다.
김 추기경은 특히『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참혹히 못 박혀 죽었을 때 실망한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진 반면 그를 죽인 유태 지도자들은 진리와 정의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이를 영영 죽음 속에 매장하고자 했으나 하느님의 사랑은 그리스도를 부활시킴으로 사도들의 절망과 불신을 씻고 원수의 사악과 물리적 힘을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진리는 반드시 살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한 김 추기경은『우리를 모든 명예와 질곡에서 해방시키고 우리에게 부활과 영생을 주기 위해 그리스도는 행복과 평화ㆍ선행과 가치 속에뿐 아니라 우리의 나약과 죄ㆍ고통과 비참 및 죽음 속에까지 현존한다』고 깨우쳤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성령을 통해 먼저 당신의 몸인 교회에 현존하신다』고 재차 언급한 김 추기경은 실로 이 사회와 역사 속에 부활한 그리스도의 몸이며 메시아인 교회가 어떻게 부활을 증거할 것인가를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교회가 부활을 증거하는 길은 오직 하나뿐으로 그것은 사도 바오로와 같이『그리스도께 대한 믿음과 사랑의 신념 속에 살면서 그리스도의 죽음을 몸소 체험할 만큼 이 사회와 겨레를 구하는 십자가를 주저없이 지고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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