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가지가지 힘이 있다. 사람은 하늘의 별이며 산이며 강이며 나무며 짐승이며 둘레의 인간 세계며 할 것 없이 인간으로써 파악해서 자기 내심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다. 사람은 이 모든 것을 사랑할 수도 있고 미워하거나 내칠 수도 있다. 거기에 저항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쉬워 참을 수도 있다. 인간은 자기의 환경을 마음대로 조성할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에는 기쁨과 그리움ㆍ서러움과 사랑ㆍ고요와 흥분이 서로 엇갈리면서 물결치듯 지나간다. 그러나 그의 가장 고귀한 힘은 자신보다 더 높은 존재가 있음을 깨닫고 그 존재를 섬기며 헌신하는 데 있다. 사람은 자신 위에 하느님을 받들고「하느님이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하느님을 섬기며 헌신할 능력을 지녔다.
하느님의 드높으심이 마음에 뚜렷이 밝혀지고, 인간인 우리는 그 드높으심을 숭배하며 자아에서 해탈하여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 주어진 능력이다.
우리 영혼에서도 가장 심오한 것은 바로 이 제헌의 힘이다. 바로 인간의 가장 깊은 데에 하느님께로 제헌이 올라가는 고요하고 맑은 샘터가 있다. 인간의 이 가장 깊고 고요하고 힘찬 데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드러내주는 표상이 바로 저 제대이다. 제대는 성당 안에서도 가장 거룩한 곳에 서 있다. 인간이 일상활동을 하는 바깥 영역에서 이미 구별된 성당의 일반 공간보다도 또 다시 몇 제단 높이 마치 영혼의 성소처럼 따로 있다. 하느님을 알아모시고 따라고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바치려는 인간의 참뜻을 도러내 줄 듯 확고한 기석 위에 튼튼히 세워져 있다. 받침 위에는 상석(床石)이 놓여 있다. 제사를 올리기 위해 훌륭히 마련된 상이다.
조금도 구김이 없이 시원한 생김새다. 우리 마음의 제사도 그래야 하듯이 하나도 어둡거나 애매한 데가 없다. 제대는 아무런 주저도 숨김도 없이 하느님 앞에 의젓이 서 있다.
밖에 있는 저 제대와 우리 마음 안의 제대는 다 같이 하나라야 한다. 밖에 있는 제대는 성당의 심장이다. 안의 것은 사람 마음 곳 즉 밖의 성당이 드러내 주는 내적 성전의 가장 깊은 곳이다.
〈분도출판사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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