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기술 과학에 의거한 대량생산 대량소비 집단 및 대중화의 시대이다. 19세기 이후 오늘날까지 발달된 자연과학 기술과학으로 현대인은 과학에 의한 세계 건설과 인류 복지를 꿈꾸어왔다. 과학의 정체가 점차 발견됨에 따라 이러한 과학에 대한 인간의 맹목적인 신념은 흔들리고 지적 윤리적 위기마저 느끼게 되었다.

①샤르댕의 영성사상의 기조

1945년 이후 현대 과학의 첨단을 걷는 원자물리학과 전자공학 우주과학은 우선적으로 전쟁무기 개발에 최대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와 같이 현대 과학은 미래 복지 세계에 대한 큰 희망과 기대와 함께 불안과 회의를 안겨주고 있다. 오늘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불안과 공포의 근원은 인류 멸망에 대한 공포이며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데 대한 불안이다.

샤르댕의 사상이 아직 미완성이고 애매한 점이 많지만 많은 신학자 사상가들의 공명을 받는 이유는 바로 샤르댕이 자신의 과학적 진화론과 그리스도론에서 인류의 미래를 예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사상은 미래에 대한 큰 기대와 비전을 보여주고 미래는 인류의 자각과 책임 하에 있음을 일깨워 줌으로써 의미와 가치가 있다.

그는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인으로서 과학적인 신념을 지닌 현대인으로서 일생을 그리스도와 현대 과학적 세계관을 종합하려고 노력했다. 그의 사상은 ①과학적 진화현상론 ②그리스도신학 ③크리스찬의 현세 정복의 영성 등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①에서 그는 우주의 진화는 오메가 포인트로 향한다는 과학적인 입장에서 우주론을 수립했으며 ②에서는 그리스도를 우주의 중심에 놓고 진화현상론의 수렴점인 오메가점과 그리스도를 동일시했다. ③여기서 그는 신과 세계를 종합함으로써 일원론적 동적 세계관에 근거한 새로운 크리스찬 영성을 수립하려 했다. 한마디로 그의 영성은 인간이 자신의 현세적 활동을 통해 신의 주도적 창조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신의 우주 완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사제이면서 과학자라는 그의 이중적인 임무가 일원론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신을 믿고 사랑한 신앙인이었다는 점에서 쉽게 과학과 종교의 종합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1백만 년 전 지상에는 생명권을 토대로 한 정신권이 발생했는데 이것은 바로 인간의 출현을 의미하며 인간의 출현으로 진화는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즉 진화는 이제 타율 진화가 아닌 자율 진화의 형태로 나타났고 인간을 진화의 최첨단에서 진화를 이끌어 나가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샤르댕은 진화는 인간 안에서 인간을 통해 인류의 통일을 향해 계속 진행되면서 인간 개체는 상호 결합、일종의 超유기체를 형성하는 공동의식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사상에서 가장 큰 난관은 우주 진화 과정에서 물질의 활성화와 생명의 인간화라는 두 인계점(상태 변화)에 있으며 그는 이 상태 변화를 신의 특별한 개입으로 보고 있다. 그의 미래관은 과거에 적용된 자연 법칙은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응용된다는 일종의 의사법이다.

샤르댕은 진화현상론(과학적 우주론)에서 진화의 수렴점 오메가점을 설명했고 우주의 진화는 이 점에서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진화현상론을 근거로 그리스도와 우주와의 관계로 규정하고 있는 성서의 계시를 이용、그리스도 신학을 세우고 있다. 즉 진화가 지향하는 궁극적 오메가점은 바로 그리스도라는 것 과학적인 진화론의 결론인 오메가와 그리스도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화의 궁극 목표와 최종점은 유일하고 동일한 그리스도 오메가、신 오메가뿐인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