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신부님이『내 마누라는 셋』이라고 말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토끼눈을 하고 쳐다봤다. 빙긋이 웃으면서 신부님이 다시『첫째 마누라는 교회요, 둘째 마누라는 경본이요, 셋째 마누라는 담배』라고 설명을 하자 그제서야 모두들 마음 놓고 깔깔대며 웃었다. 여기서 말하는 경본은 미사경본이 아니라 성무일 도서를 말하는 것이다. 서양신부님들은 성부일 도서를 곧잘『마누라』라고 부른다. 『밤낮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기 때문』이란다. 사제생활에서 이 성무일도서는 하루도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성무일도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교회의 공적이고 공통적인 기도이며 사제에게는 이 성무일도를 바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를 찬미하는 사제적 과업을 당신교회를 통해 계속 수행하신다. 교회는 미사를 통해 하느님을 공적으로 경배하고 찬미 할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방법으로도, 특히 성무일도를 바침으로써 하느님께 간단없이 찬미를 드리고,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전구한다. 교회는 이 공식기도를 부제와 사제들에게 바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으며 수도자들도 회헌에 따라 의무가 되기도 한다. 이 기도는『자기 몸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드리는 그리스도의 기도』이므로 교회는 평신도들도 성무일도를 바치기를 권장하면서 교회서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성무일도서는 시편, 찬미경, 성서, 교부들의 글과 훌륭한 영적 독서들도 구성되어있고 독서의 기도, 아침기도, 3시경, 6시경, 9시경, 저녁기도, 끝기도로 하루의 시간을 하느님 찬미로 성화하도록 짜여져있다.
초대 교회 때부터 교회공동체가 공동으로 기도한 전통을 따라 이 성무일도는 할 수 있는 대로 공동으로 바치기를 권장하고 있다.
현재 사제들이 사용하고 있는「성무일도서」는 바오로 6세 교황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헌장지침에 따라 내용과 배치를 전면적으로 개정, 1970년에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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