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되지 않은 길에 빈 버스가 한껏 먼지를 일으키며 저만큼 달려간다.
새파랗게 자란 보리밭 너머 노오란 장다리꽃이 귀엽게 몸짓을 하고 덩치보다 큰 소쿠리를 쥐고 이리저리 폴짝폴짝 뛰었다 앉으며 쑥을 찾는 어린이들이 서넛이 다정해 뵌다. 언덕 너머 젖소를 매어 놓은 집은 복숭아 꽃나무 사이로 한가롭게 자리해 있고 서툰 양옥의 이층 창문은 바람에 깨어진 채 봄바람을 통채로 삼키고 있나 보다.
고운 분홍빛 복숭아 가지를 몇 줄기 마련해서 장다리의 노란색과 어울려 꽂아서 향토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즐겨 보자. 꽃꽂이에 있어 계절의 감각을 민감히 받아들여 표현하고자 하는 것도 꽃예술의 요건의 하나이다.
타인으로 하여금 마음에 호소력을 느끼게 표현하는 것은 참으로 진실된 얘기를 나누는 것과 같은 것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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