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괴성모대축제를 위해 그것들이 설치되기를 우리는 기다리고 있었다. 예기치 않았던 사고 때문에 주명종의 주조가 늦어졌다. 주명 종은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성지에서 올 예정이었으며, 지체 없이 지난봄부터 우리가 해온 기대에 부응해줄 것이었다. 그 대금의 대부분은 신자들의 자선금으로 충당되었다.
우리는 지난 40년간 그 지방에서 매괴성모의 선행에 겸손해하고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1896년부터 장호원에서 그분께서 행하신 선행에 대해서는 말이다.
천명의 교인에 대해 한명의 전교사 밖에 없던 지역에 이제는 5천명 이상의 신자에 대해 6명의 교황의 일꾼들이 있다. 길고 긴 세월의 노력 끝에 우리는 지난봄에 소년 소녀들을 위한 2개의 초급학교에 대한 6년제 교육허가를 얻어냈다. 3백40명의 어린이들이 교회주위에서 생활하게된 것이다. 결국 우리의 귀중한 아이들이 성모의 보호아래 교육받게 될 것이었다.
만 명의 거주민이 사는 촌락에서 15m쯤 높은 곳에 1920년 2월과 3월 사이에 신자들에 의해 넓지 막하게 깎인 언덕의 허리쯤에 자랑스럽게 세워진 새 교회는 쉼 없이 선의를 가진 영혼들을 이끌어 들였다.
86m높이의 언덕자체가「장미의 언덕」이라는 숙명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 꼭대기에다 우리는 불쌍한 이교도들에게 구원을 알려주는 십자가를 세웠다. 1914년에 교인들이 구불구불한 큰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십자가 발치에 성체조배의 임시제단이 만들어졌다. 그때부터 우리는 매년 아름다운 종교행렬을 가졌다.
그 높은 연단에서 사랑의 주님께서는 그 지역을 축복해주셨다. 1914년의 종교행렬은 누구에게나 감동적인 것이었다. 감동으로 인해 마음들이 서로 손을 잡았으며 회중을 사이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감동으로 어쩔 줄 모르는 두 명의 사제에 의해 도움을 받으며 황금으로 눈부신 천개아래 주님을 모시던 주교님께서도 눈물을 참으시느라 애쓰고 계셨다. 그를 돕던 차(次)부제는 그 분의 첫 번째 사제였다. 이것이 바로 1866년의 그 끔찍한 탄압 이래 처음으로 행해진 큰 교회행사들 중의 하나였다.
이 축제에 대한 추억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는지 그로부터 한 달 반 후에 대전이 일어났다. 삼복의 더위 속에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가는 피곤함도 꺼리지 않았던 그때 동표들 중에는 전쟁에 동원되어갔던 사람도 몇몇 있었다.
우리 모두는 이 끔찍한 전쟁동안에 계속 제일선에 있으면서 크나큰 위험을 겪었다. 그리고 1919년에는 아무런 후회 없이 소란스러운 전장을 떠나 영혼의 속죄를 위한 고귀한 싸움을 위해 다시 돌아오는 것을 행복해 하며 아무런 전흔(戰痕)없이 건강한 몸과 영혼을 가지고 다시 만났다.
만군의 주님께서는 그들이 모든 고난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싸운 그 헌신의 정신으로 그분을 호위토록 하기위해서 그들을 보호해주신 것이었다. 그때 생각만 하면 어느덧 젊디젊은 채로 그 전쟁에서 죽은 우리의 친구 귀이요(Guillot) 신부가 떠오른다.
내가 그를 임명시킨 용선 막에서도 역시 이 종교행렬에 오고 싶어 했다. 그는 이미 이 행사를 자신의 축제처럼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는 용산으로 교수로 임명되어 가는 길이었다.
그는 너무나 이 행사에 참석하고 싶어서 이곳을 거쳐 갔다. 축제전날 밤이었는데 신자들은 길에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동반했다. 그 가엾은 사제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다시는 우리를 못 보리라고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가 함께 있기를 원했으나 그는 지체 없이 자신의 교구로 가라는 명령을 받아들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