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습니다』(루까 9ㆍ62)
이것은 어떤 사람이『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우선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한 데에 대한 예수님의 견해를 말씀한 귀절이다.
쟁기란 것은 논과 밭을 갈 때에 사용하는 농기구이다. 따라서 이 사람이 농사꾼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사람의 생활 수단인 농기구를 놓지 않은 채 한편으로는 예수를 따라가려 하고 또 한편으로는 뒤에 남겨둔 것에 대해서 미련을 갖고 있다는 경우를 말해주고 있다.
성서의 이 귀절은 바로 이상(理想)과 현실(現實)이 편의상 적당히 타협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천국에의 길로 행해 간다는 멀고도 긴 행로에서 현실적인 욕구를 깨끗이 버리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 인생은 너무나 짧으며 그야말로 순교적인 정신으로서 일편단심으로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도 진리의 길을 멀고 험난한 것인데 하물며 이것저것에 시간 가면서 어떻게 소망하는 목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나의 전공인 학문과 예술의 길을 두고 볼 때 성서의 이 귀절은 나에게 뜻 깊은 가르침을 언제나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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