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보다 소설을 읽는 재미는 라디오보다 더욱 컸던 것입니다. 그러나 텔레비젼이 등장하자 라디오는 인기를 잃기 시작했고 흑백 텔레비젼에서 칼라로 바뀌면서 흑백은 인기를 잃어갔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는 감동이나 로미오와 쥴리엣을 읽을 때의 그 감동적인 구구절절은 얕은 관능적인 쾌락의 추구 때문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다섯째, 현존재에 국한되지 아니할수록 높은 가치라고 합니다. 이 말은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가치일수록 고차원의 가치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기호는 대단히 교활한 것이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좀처럼 믿을려고 하지 않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 반면 목전에 조금만 이익이 되는 것이 있어도 오금을 못 쓰는 것입니다.
해방 후에 우리나라엔 전에 맛보지 못한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수입되었습니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면 먼저 유권자 수를 헤아려야 하고 그 수는 고무신 값으로 환산되어야 했습니다. 그 무식한 후보자가 국회에 나가서 무슨 짓을 하는지는 생각할 것 없이 우선 먹기에 엿이 달다는 식입니다. 안 보이는 것은 믿을 것 없고 보이는 고무신에 표를 던진다는 심리를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가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안 보이는 것을 위해서 수단적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무릇 신앙의 형식은 안 보이는 것을 위하여 있고 그것이 가장 가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안 보이는 것을 믿는 신앙이야말로 보다 차원 높은 신앙입니다.
이러한 서열 원칙에 따라서 보면 가치의 높고 낮은 것을 대강 분간할 기준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낮은 가치는 쾌ㆍ불쾌를 가지고 말하는 감각적 가치이며 그 다음은 생명에 관계되는 생명 가치이고 정신 가치보다 위에 있는 것이 바로 인격 가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격 가치는 영원하고 전체적이며 독자적이고 내면적이며 초월인 것입니다.
인간이 가치 지향적인 존재임을 수긍한다면 교육의 목적을 가치의 내면화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 가치의 내면화를 설명하기 전에 잠깐 인간 자신을 반성해 보는 것이 유익할 것입니다.
우리가 여행을 할 때 목적지를 정하여 여행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그 전에 미리 고려해야 할 것은 교통의 수단, 내 몸의 컨디숀, 지참금, 주어진 여가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육을 계획하는 데도 여러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계획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즉 인간의 자연적 특징과 초자연적 특징이라고 하는 것으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자연적 특징을 말할 때는 진화론적 우생관이나 유전법칙 용불용설(用不用說) 적자생존설(適者生存說) 자연도태설 등 생물학적 이론을 기초로 하여 다만 현상의 인간 자연의 여러 가지 특징을 고려하여 혹은 도구를 사용하는 지혜를 발전시켜 오늘날과 같은 훌륭한 기계 문명을 발전시키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시킬 것을 예견하며 또 기호(記號)를 사용함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문화량의 중대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인간의 불가사의(不可思議)적인 영혼ㆍ정신현상마저도 일종의 에너지로 설명하고 그 에너지는 뇌수(腦髓)에서 분비되는 분비물에 불과하다고 하는 것이며 인간에게 그 에너지가 다른 어느 동물보다도 풍부한 것은 다만 자연적인 우연에 불과하다고 하는 것 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다른 편에는 인간의 영성(靈性)을 중시하고 이성(理性)을 강조하여 이를 반박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영혼이나 이성이 있어 자연적 현상적 존재로서뿐 아니라 초자연적 형이상학적으로도 그 존재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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