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파랗게 개여 있어 한 마리의 새라도 날아 주었으면 하는 바래움이다. 조그만 언덕 너머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않은 오두막집은 이 어려운 봄을 어떻게 보내는지…저녁 때쯤이면 해 넘는 서쪽으로 가는 연기라도 뿜는 굴뚝이 삐쭉이 고개를 뽑고 어두움을 기다릴까…
한 그루의 배나무 가지가 덤성덤성 흰 꽃송이를 맺고 있다. 얼마의 결실을 가져올까고 꿈꾸는 듯 그저 말이 없이 묵묵하고 듬직한 표정이다. 건너마을 파밭에서 굵게 꽃 피운 파꽃을 서너 줄기 곁들여 꽂아서 조출한 쌀두지 위에 뚝빼기 채로 놓아두면 조금은 더 풍성한 두지 속이 될까고 기대해 볼까?
아마도 여린 여인네의 어리석은 소견을 더욱 아름답고 곱게 여겨줄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조용히 웃으실 게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