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모든 형제와 자녀 여러분!
성소주일을 맞이하여 애정과 신뢰로 하나가 된 마음에서 다시 한 번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는 이날 주님께 바치는 여러분의 기도와 일치하고자 해서뿐 아니라 마음 가득히 느끼고 있는 저의 지향과 생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해서입니다.
실제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적인 것을 대표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본질적인 것이기 때문에 교회 안에 있어서는 항구적인 것이며 절대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 말씀을 드리면서 성년 마지막 때(75년 12월 8일) 발표한「복음 선포를 위한 사도적 권고서」를 다시 한 번 상기하는 바입니다. 이 권고서는 성년 행사로서 일깨워졌던 신앙심을 위해서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오늘 복음의 말씀을 읽을 때 언제나 참신하고 구원의 효력을 주시는 진리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내게는 이 우리 안에 있지 않은 다른 양들도 있습니다. 나는 그 양들을 데려다가 돌보아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그 양들도 내 음성을 알아듣고 마침내 한 떼가 되어 한 목자 아래 있게 될 것입니다』(요한 10ㆍ16) 나도 성 바오로의 말씀처럼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만일 아무도 말하지 않고, 설교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들이 들을 것입니까? (참조:로마서 10ㆍ14~15) 하느님의 말씀, 성부의 생활한 말씀, 그리고 예수님의 음성을 항상 위에 말한 질문 속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교회의 신비에 놀라운 면을 이 세상 곳곳에 그리고 모든 세대에 알리기 위해 이를 읽고 전하며 널리 전파하는 남녀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성소와 복음 전파와의 밀접한 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듯이 당신 공생활을 통해 당신 나라와 백성에게 일생을 통해 당신의 말을 들려줌으로써 자신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모범을 주셨습니다. 즉『그 후 예수께서는 여러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기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루까 8ㆍ1) 그는 이렇게 함으로써 가장 위대한 복음 전파자였습니다. (참조:복음 선포를 위한 사도적 권고서 7호)
주님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당신 말씀이 우리와 같이 항상 머물기를 원하시면서『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마태오 24ㆍ35)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인간에 의해서 계속 그의 말씀이 전파되기를 원하시면서『당신들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사람에게 이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오』(마르꼬 16ㆍ15)라고 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이러한 전파를 실현하기 위하여 주님의 새로운 백성을 불러모으셨습니다.『이 백성을 또한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삼으시고 세상의 빛과 땅의 소금으로 삼아 온 세상에 파견하십니다』(교회헌장 9) 이와 같은 이유로『교회 전체는 파견된 것이며 복음 선포는 하느님 백성의 근본적 임무가 되는 것입니다』(선교활동에 관한 교령 8호) 그러므로 이 말씀은 계속 우리 믿는 신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즉 들은 것을 다른 이에게도 듣게 해 주고 받아들인 주님의 말씀은 다른 이에게도 전해 주고 복음화된 사람이 복음화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같은 하나의 실천입니다. 그 여러 가지 요소들은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단 하나의 사명 수행을 위한 분수적인 여러 가지 행동과 같은 것입니다.
나의 형제들이며 자녀들인 여러분!
이제 다 함께 반성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여러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교회에는 유일한 사명이 있지만 역할ㆍ직무ㆍ봉사 등은 각각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성소에도 여러 가지입니다.『은총의 선물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것을 주시는 성령은 한 분뿐입니다. 봉사하는 직책은 여러 가지이지만 한 주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활동의 형태는 여러 가지이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시는 분은 한 하느님이십니다. (꼬린토 전서 12ㆍ4~7) 이러한 다양한 부르심 안에서 특히 사제의 사명은 무엇보다도 제일 뚜렷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복음 전파에 있어서 놀랍고 끊일 줄 모르는 일에 바로 심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제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신품성사의 힘으로…그들은 복음을 설교하도록 축성되었습니다… 그들은 유일한 중재자이신 그리스도의 임무를 나누어 수행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입니다. 사제들은 말씀을 전하고 교리를 가르치는 데에 수고하며 주의 법을 목상하며 읽은 것을 믿고 믿은 것을 가르치며 가르친 것을 실천합니다』(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28). 주교직의 지혜로운 협력자들로서 설교를 통하여 신앙을 받아들인 형제자매들을 지도하며 그들을 설득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성소의 다양성 안에는 부제직이 특별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부제가 된다는 것! 그들은 주님의 진리 안에 살며 사제와 주교와의 일치 안에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과 가르치는 일, 격려하는 일, 전파하는 일을 하기 위해 주님의 백성 안에서 택해진 사람입니다. (동헌장 29)
이 성소의 다양성에는 수도서원으로 봉헌된 사람들의 자리가 특별히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님께 봉헌된다는 것! 이는 복음을 위하여 봉사하기로 자신의 일생을 봉헌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들은 대개 전교 제일선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애덕의 일을 통해서 또는 거룩한 크리스찬의 증거를 통해 복음의 말씀이 믿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조 복음 선포를 위한 사도적 권고서 69호). 이는 남녀의 분별 없이 주어진 가장 숭고한 임무이며 관대한 열의와 행동력이 풍부한 봉헌된 수도자들에게 특히 감수성과 창조력이 풍부한 수녀들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다양한 성소 안에 평신도들의 역할을 잊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확실히『주께서 그들에게 주기를 즐기시는 은총과 특은에 따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그들의 목자를 돕기로』불려졌습니다(복음화를 위한 사도적 권고서 73호). 또 특별히 어려운 환경에서 선교생활을 하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직접으로 전파하는 성직자ㆍ부제ㆍ수도자ㆍ평신도들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함께 기도합시다. 나는 은총과 특은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교회 안에 각 성소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그 하느님만이 그 보화와 선물의 비밀을 갖고 계십니다.
많은 길이 우리 앞에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은 우리가 따르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이는 밟지 않은 길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자신만의 자유 선택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우리를 불러 주시고, 밝혀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주님의 은총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도를 해야 하겠습니다.
주여-간구하오니 많은 성소의 은총으로 당신 교회를 계속 풍부하게 하시고 축복하여 주옵소서. 또한 많은 이들이 당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해 주시고, 그들의 응답으로써 관대한 정신과 충실한 순종으로 당신 교회에 기쁨을 주도록 항구하게 해 주소서. 아멘.
주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할 필요를 더욱 느끼며 드리는 이러한 기도는 이 세상 전 교회 공동체 안에 울려퍼질 것입니다. 즉 본당ㆍ교구ㆍ신학교ㆍ다른 교회 단체ㆍ수도회 그리고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모든 모임에까지 미칠 것입니다. 이러한 기도는 단 하나인 신비체의 일원으로 바쳐지는 조직적인 노력과 신앙과 활동에 있어 상호 일치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됨으로써『그들은 한 마음으로 끊임 없이 기도를 드렸다』(사도행전 1ㆍ14) 그리고『주께서는 구원 받을 사람을 날마다 놀려 주셔서 신도여 모임이 커갔고』이들은『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다』(사도행전 2ㆍ46~47)는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사실이 이 20세기 말엽에 다시 새롭게 나타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나의 초대와 희망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면서 그 확증으로 나의 사도적 축복을 보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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