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順
①農耕社會의 붕괴와 敎會 고민
②一致하는 敎區
③殉敎者의 후예들
④社會의 福音化
한국 순교사를 얘기할 때 전주교구를 빼놓을 수 없다. 전주 시가의 모퉁이마다 그리고 교구 내 산하의 구석구석에는 순교자의 피로 얼룩진 순교 성지가 산재해 있다. 전주의 역사는 곧 순교의 피로 점철된 순교의 역사인 것이다.
1784년 한국 교회의 창설과 함께 창건자 중의 한 분인 호남의 사도 유항검이 이 고장에 복음을 전한 지 1백50여년 만인 1937년 전주는 교황 삐오 11세에 의해 한국 최초의 방인 자치교구로 승격됐다. 이것은 곧 순교 선열들이 피로써 지켜온 신앙의 꽃이 찬란한 결실을 거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주교구는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권상연이 그리스도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곳이며 또한 다불뤼 안 주교가『전 조선 모든 순교자 중 우뚝 솟은 하나의 진주』라고 찬탄한 동정부부 이루갈다 유요한 부부를 탄생시켰고「한국의 아녜스」라 칭송 받는 이아나스타시아 등 무수한 신앙의 증거자를 배출한 신앙의 도량(道場)이다.
80년간의 박해 기간 중 대소 박해 때마다 가장 심한 박해로 가장 많은 순교자를 낸 고장이기도 하다.
순교지는 전주 여산 고산 진산 등지에 산재해 있으나 주로 전주를 중심으로 한 많은 순교 사화를 간직한 순교 성지들이 흩어져 있다.
이 가운데서도 남문 밖(현 전동성당 일대) 숲정이(현 해성학교) 초록바위 밑(현 다가공원 밑) 그리고 옥터(좌 옥은 현 대학병원ㆍ우옥은 현 경찰서) 등이 대표적인 순교 성지로 꼽히고 있다.
이 루갈다와 그 가족들이 순교한 숲정이에는 현재 순교 기념비가 우뚝 세워져 병인박해 때 이곳에서 순교、복자위에 오른 7위 복자들의 이름과함께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순교의 얼을 깨우쳐주고 있다.
윤지충ㆍ권상연을 비롯 수많은 순교자들이 피를 흘린 남문 밖 순교 성지에는 전동성당이 우뚝 서 있다. 특히 순교자의 피로 얼룩졌던 성곽의 돌이 지금은 천동성당을 받쳐주는 주춧돌이 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한국 교회가 선열들의 순교의 피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피부로 느끼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막상 전주교구 신자들 가운데는 이 귀중한 사적들에 묻혀 살면서도 그 귀중함을 잊고 지나는 사람이 허다한 듯-. 옛 사실들을 아득히 기억으로나마 더듬어 오던 신자들은 이제 하나둘 타계하고 새 입교자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거의 모르는가 하면 옛 조상들의 얼을 찾으려는 노력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이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최근 전주교구는「역사를 되찾자」고 부르짖고 나섰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성지를 발굴、보존하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에게 맡겨진 막중한 사명이라는 자각에서 비롯된 이 사업은 각계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전주시내 유적지를 찾는 성지순례 대열이 전국적으로 늘어감에 따라 더 한층 그 중요성을 느끼고 추진 중인 이 사업에서는 우선 대교구 내 흩어진 유적지를 찾기 위해 본당 단위로 성지 확인작업을 펴고 있다. 전주교구 내 본당 치고 순교와 관계없는 곳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이번 성지 발굴작업의 소득 중의 하나이다. 본당의 역사는 곧 하나의 순교사란 것이 입증된 것이다. 이처럼 1차적으로 유적지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에는 성지 보존작업을 강력히 추진할 구상을 하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처음 찾는 이들에게 큰 불편을 주던 이루갈다 묘지는 이제 프란치스꼬 3회 회원들의 노력으로 진입로가 넓혀졌고 14처가마련됐다. 교구에서는 몇몇 제한된 단체가 아닌 전 신자들의 총력을 성지 보존에로 돌리는 계획도 마련 중에 있다.
이러한 외형적인 성지 보존에 못지않게 전주교구는 관내 신자들에게 순교정신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잊혀진 역사를 되찾자는 호소는 신자들에게 선열들의 장한 순교의 열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순교자의 후예로서 부끄러움 없는 신앙 자세를 가져야 하겠다는 자각을 불어넣어 흐트러지기 쉬운 마음가짐을 가다듬어 주는 하나의 자극제가 되고 있다.
역사의 소중함을、그리고 순교의 붉은 피가 아직도 우리 민족의 가슴에 뜨겁게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전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特別取才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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